[사설]연금개혁 퇴짜놓은 대통령, 귀신이 곡할 묘수 있나

경인일보

발행일 2018-11-09 제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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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연이은 질책으로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제도 개혁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대통령은 지난 7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이 제출한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이 폭넓게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수정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이 이날 보고한 개혁안은 지난 8월 공개된 개혁 초안을 수정한 것이었다. 대통령은 당시에도 보험료 인상에 대해 "대통령이 보기에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대통령이 국민연금 개혁안을 질타한 이유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분명하게 밝혔다. "대통령은 보험료율 인상 부분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순한 재검토가 아닌 전면적 재검토 지시임을 강조했다. 이로써 복지부는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개혁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판이다.

대통령의 질책을 이해하기 힘들다. 국민연금 개혁은 사실 답이 정해져 있는 정책이다. 현재의 연금체계로는 2042년이면 걷히는 보험료보다 지급 보험료가 많아지면서 2057년에 기금이 바닥난다.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의 예상이다. 국민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 유지를 위해 연금제도 개혁이 시급하며, 개혁의 핵심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대통령의 공약대로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려면 더욱 그렇다.

복지부가 8월 대통령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보험료 인상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다시 올린 것도 정답을 피해 꼼수를 부릴 수 없는 개혁의 성격 때문이다. 대통령이 이를 부정하고 질책한다면 사실상 연금개혁을 중단하라는 명령밖에는 안된다. 그렇다고 대통령과 청와대가 복지부에 개혁의 묘수를 보여준 것도 아니다. 유일한 방법은 국민연금 체계는 그대로 두고 정부재정으로 연금기금과 수급자의 소득대체율을 보전해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재정으로 감당할 규모가 아니다. 이게 묘수라면 국민연금 개혁을 둘러싼 그동안의 사회적 논의가 허망해진다.

정부가 미래세대를 위해 국민연금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정도다. 안하면 직무유기다. 이에 국민이 저항한다면 대통령이 설득해야 하고 정치적 책임을 감수할 각오를 보여야 한다. 이것이 정도다. 복지부에 대한 대통령의 질타는 유감이다. 연금개혁에 대한 국민저항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연금개혁 지체뿐 아니라 대통령의 리더십이 의심받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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