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자체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환경개선기금을 지원받아 목적과 다르게 전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사진은 시흥시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지원받은 520억원의 환경개선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는 쓰레기 소각시설인 '시흥그린센터' 전경.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시흥 그린센터 시설매입·완충녹지
안산 생태하천 조성 등 수백억 투입
수공 목적외 사용 이어 추가로 확인
"지자체 연관 지속위 위원들 영향력"
외부기관 감사·투명성 확보 시급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가 4천471억원대 '환경개선기금' 일부를 기금조성 목적과 다르게 전용한 것으로 확인(11월 12일자 1면)된 가운데 일부 지자체도 해당 기금을 통해 자산을 취득하는 등 용도와 다르게 전용해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미 집행된 1천935억원(2017년 12월 기준)대의 기금 일부가 수공 및 자치단체의 '입 맛'에 따라 빠져나간 것이다.
이에 따라 기금에 대한 외부기관의 감사(전수조사)와 미집행된 2천500억원대의 기금을 투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수공과 시화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지속위) 등에 따르면 지속위는 지난 2004년 수공과 협의를 통해 4천471억원의 환경개선특별대책 기금을 조성했다.
이후 수공은 지속위 위원들의 결정에 따라 안산과 시흥지역의 수질과 대기분야 등에 다양한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수공은 또 시흥시와 안산시 등에 기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수공은 지난 2012년께 시흥시에 시흥그린센터 조성사업비로 520억원의 기금을 지원했다.
이중 246억원이 시설 매입비로 사용, 시흥시의 자산이 됐다. 당초 수공은 기금을 시설 매입비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했으나 지속위가 시흥시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집행됐다.
여기에 시화산단이 조성되면서 시흥 정왕동 일원에 조성된 완충녹지에도 기금이 유입됐다. 수공은 지난해께 완충녹지 기능보완을 위해 223억원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곳은 시흥시가 수공으로부터 이관받아 관리해오던 완충녹지로 기금 투입은 목적 외 사용이다.
수질개선과 연관성이 적은 생태하천조성사업에도 30억원대의 기금이 투입됐다. 안산시는 해당 기금으로 화정·안산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수질개선이나 생태적 회복력 복원과 관계없는 사업이라는 게 지속위 전직 위원들의 주장이다.
지속위 전 위원인 A씨는 "지금까지 집행된 기금 상당액이 기금 목적 외로 전용됐다"며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는 일부 단체 관계자들이 지속위 위원으로 활동한 결과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공도 기금 전용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수공 관계자는 "집행된 기금은 지속위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지자체가 집행한 기금에 대한 감독권은 없다"고 했다.
/김영래·배재흥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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