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논란 증거사진. /독자 입수·제공=연합뉴스 |
성(性)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수역 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이 '성 혐오 발언'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경찰의 입장에 바른미래당측은 당 차원의 대응도 예고하는 등 해당 사건이 정치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16일 해당 사건을 브리핑하면서 "조사 결과 양측의 진술에서 성 혐오 발언으로 인해 다퉜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관계자들을 소환해 관련 내용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확보한 CCTV를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아직 CCTV만 조사해서 그런 거겠지만, 인터넷에 도는 당시 영상 등을 모두 검토하고도 최종적으로 성 혐오 발언이 없다는 결론이 날 경우 철저하게 바른미래당 차원에서 따져 묻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최고위원은 "성 혐오를 넘어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성희롱조의 인격모독적 발언을 대중은 이미 확인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 사건이 사회적 파장으로도 번지자 SNS는 물론, 방송 등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최고위원이 언급한 유튜브 동영상은 '이수역 페미니스트 욕설 영상' 등의 제목으로 올라와 있다. 1분여의 영상에서 두 여성은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면서 "나 같으면 저런 XX달고 밖에 못 다닌다", "내가 6.9cm(남성 생식기 길이)로 태어났으면 자살했다", "너네 여자 못 만나봤지?"라는 등의 남성 비하 발언을 마구 쏟아냈다. 남성 일행도 여성 일행을 향해 욕설을 했으나 정확한 발언은 담기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4시께 서울 동작구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한 주점에서 A(21)씨 등 남성 일행 3명과 B(23)씨 등 여성 일행 2명이 서로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이 확보한 CCTV와 주점 관계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B씨 등 여성 2명은 주점에 있던 다른 남녀커플과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비가 시작됐다.
주점이 소란스러워지자 A씨 등 남성 일행은 주점 직원에게 B씨 등을 조용히 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주점 관계자는 B씨 일행에 언행의 주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욕설은 지속됐다.
그러는 사이 남녀 커플이 먼저 주점에서 떠났고, A씨 일행과 B씨 일행 간 말다툼이 거세졌다.
B씨 일행은 휴대폰으로 A씨 등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A씨가 '몰래카메라'라고 항의하면서 서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A씨 일행도 휴대폰으로 당시 상황을 촬영하면서 양측의 감정이 격앙됐다.
당시 주점 내부 현장 CCTV에는 여성이 먼저 남성의 목 부위에 손을 접촉한 뒤 서로 밀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사를 받은 주점 관계자는 여성들이 시비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측이 주점 밖 계단에서 다시 충돌한 것으로 보고, 당사자들의 진술을 세심하게 청취·조사할 방침이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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