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네이버의 변화에 거는 기대

박상일

발행일 2018-11-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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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녹색 검색창' 대신 '그린닷' 도입
특정 업체의 뉴스섹션 독점구조 탈피
놓치기 쉬운 목소리 전달하는 지역언론
포털서 제 자리 찾게 되길 간절히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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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대한민국 포털업계의 선두주자인 '네이버'가 새 디자인을 내놓았다. 네이버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녹색 검색창'이 사라지고 둥근 검색 버튼 '그린닷'이 도입된다고 한다. 그동안 수없이 사용했던 녹색 검색창이 사라진다고 하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다. 마치 오랫동안 입던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사는 느낌이랄까.

네이버는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모바일 사용자들의 변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네이버가 쫓기듯이 변화를 서두른 배경에는 '정치권의 압박'이 있었음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댓글 조작 사건과 가짜 뉴스 문제, 포털의 뉴스 편집권 문제 등등을 놓고 고조된 정치권의 압박이 결국 네이버를 변화의 길로 몰아간 것이다. 사실 정치권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그동안 네이버 서비스에 쌓였던 불만들이 속속 터져 나오면서 네이버는 전에 없는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결국 네이버는 논란의 핵심에 있던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첫 화면에서 빼고 연결 화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이번 디자인 개선작업에 포함 시켰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꽤나 특이한 인터넷 문화를 갖고 있다. 포털의 영향력이 막대하고, 언론이 포털과 묶여있는 이상한 구조다. 언론이 생산하는 뉴스가 자체적으로 배포되는 것보다 포털을 타고 유포되는 게 훨씬 많다. 그러다 보니 포털에 어떻게 노출되느냐가 언론사의 방문자 수를 좌우하게 됐고, 언론사의 경영까지 포털에 좌우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언론계는 이 같은 특이한 구조가 만들어내는 '정보의 왜곡·편중'을 꽤 오랫동안 심각하게 다뤄왔다. 몇몇 특정 언론사의 뉴스가 네이버의 뉴스섹션을 독점하면서 독자들의 선택권이 심각하게 제한되는 현상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해 온 것이다. 특히 지역언론들은 네이버가 뉴스섹션에 지역뉴스 편집을 아예 배제함으로써 디지털 시장에서 '지역'이 소외되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입을 모아 왔다. 어떤 이들은 "그게 뭐 어때서?"라고 반문하기도 한다. 지역뉴스가 꼭 포털에 노출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역뉴스가 그리도 중요한 것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그런 분들에게 "지역뉴스는 민주주의의 기초"라고 강조해 드리고 싶다.

우리는 하나의 국가를 이뤄 살고 있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지역별로 계층별로 혹은 성별·나이별로 가치관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그렇게 다른 이해관계는 서로 다른 목소리로 표현된다. 흔히 이야기하는 '민주주의의 다양성'이 그것인데, 민주주의는 이런 각각의 입장 차이를 충분히 수렴하고 지혜를 모아 가장 적절한 해법을 찾아갈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어느 특정 집단이 다양한 목소리를 모두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 민주주의는 길을 잃는다. 언론은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다. 특히 지역 언론은 중앙정부가 놓치기 쉬운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수렴해 전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왜곡된 언론환경에서는 지역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고 수렴되기 어렵다. 디지털 환경이 확대될수록 지역언론이 점점 경영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도 왜곡된 언론 환경이 한몫을 하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들은 이런 문제를 애써 외면해 왔다. 이제 포털들이 나서서 지역언론을 살려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되찾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더불어 지역언론도 포털에 목을 매는 것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통채널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민은 오래전부터 '진행 중'이었고, 결국 변화가 시작됐다. 곧 선보이게 될 네이버의 새 버전을 시작으로 지역언론이 포털에서 제 자리를 찾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박상일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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