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출입정지 조치에 반발해 소송을 냈던 미국 CNN방송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가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즉각적인 임시 출입정지 해제 명령을 내린 직후 웃음을 띤 채 법원 밖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미 언론은 연방지방법원의 티머시 J. 켈리 판사가 "적법한 절차에 대한 아코스타의 헌법적 권리가 침해됐다"며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AP=연합뉴스 |
미국 백악관이 CNN방송에 대한 출입정지 조처를 완전히 풀어 양측 간 공방이 일단락됐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짐 아코스타 CNN 수석 출입기자에게 내려진 출입정지 조처를 완전히 풀고 이전대로 출입을 허용키로 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코스타 기자의 출입증이 복원됐다고 발표했다.
CNN은 성명을 내고 "오늘 백악관이 최종 결정을 내렸고 아코스타의 출입증을 완전히 복원시키기로 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소송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백악관을 계속해서 취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아코스타 기자는 SNS를 통해 "지지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지난 금요일에 제가 말했던 대로, 이제는 일터로 돌아가자"라고 게재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6일 법원의 명령에 따라 아코스타 기자에 대한 출입정지를 일시 해제했던 백악관이 다시 '예비결정'이라는 형태로 출입정지를 시도하려 한다는 언론보도가 이날 오전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취해졌다.
백악관이 재출입정지를 시도한다는 이 보도로 인해 CNN은 긴급 심리를 요청하기 위해 다시 법원을 찾기도 했다.
백악관은 재출입정지를 결정하지 않고 물러선 모양새가 됐으나, 뒷끝은 남겼다.
샌더스 대변인은 아코스타 기자에게 서한을 보내 '또다시 기자답지 않은(Unprofessional) 행동이 나온다면' 출입허용 결정을 재고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은 새로운 '기자회견 규칙'을 도입하면서 기자단과 다시 충돌할 여지를 남겼다.
샌더스 대변인은 출입 규칙에 따라 "질문을 허용받은 한 기자는 하나의 질문(a single question)만 하고, 그 다음엔 다른 기자들에게로 마이크를 넘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기자가 후속 질문(follow-up question)을 할 수는 있는데, 그것은 대통령의 재량에 따라서만 허용될 수 있다고 조건을 내놨다.
그러나 백악관 기자단은 백악관의 새로운 '기자회견 규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자단 간사인 올리비어 녹스는 "백악관 기자회견이 존재해온 동안,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후속 질문을 해왔다. 우리는 이 전통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새규칙에 거부감을 보였다.
앞서 아코스타 기자는 지난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도중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과 '러시아 스캔들' 관련 질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하며 설전을 벌였고, 백악관은 당일 출입정지 조처를 내렸다.
이에 CNN은 백악관의 대응은 언론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해 부당하다면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13일 소송을 냈다. 법원은 사흘 뒤 출입정지 조처가 부당하다며 백악관에 즉각 해제하도록 명령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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