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년3개월 만에 제자리 복귀한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이 인천, 제자리로 돌아왔다. 떠난 지 2년3개월만이다. 해양경찰청은 지난 2014년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전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박근혜 정부는 그 책임을 물어 그해 11월 해양경찰청을 해체해 국민안전처로 편입시켰다. 명칭도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격하됐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인천지역사회의 극력 반대에도 불구하고 육지인 세종시로 아예 청사를 옮겨가야만 했다. 2016년 8월, 후텁지근했던 여름날의 기억이다. 1년만인 지난해 7월 해양경찰청은 가까스로 그 이름을 되찾았다. 해양수산부 외청의 자격이다. 그리고 어제, 다시 원래 있던 자리, 인천 송도국제도시로 돌아왔다. 질책과 해체, 부활과 복귀, 해양경찰청이 2년3개월 짧은 시간에 겪은 극적인 경험들이다.

'돌아온 해경'은 청사 정면 외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안전하고 깨끗한 희망의 바다를 만들겠습니다'. 인천 복귀를 자축하는 해경의 다짐이다. 청사의 오른쪽 벽면에는 해경 인명구조선이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려가는 형상의 설치미술품이 눈길을 끈다. 물보라는 'Save Life(세이브 라이프)'라는 슬로건을 만든다. 20t급 폐선을 활용한 이 전시물은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해경의 의지를 표현했다. 특히 인명구조선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은 새롭게 도약하는 해경의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해경 제복도 10년여 만에 교체된다. 해경의 업무 특성에 맞춰 기능성과 활동성이 강화된다. "세계 최고의 믿음직한 해양경찰기관을 만들겠다는 꿈을 인천에서 국민과 함께 실현해 나가겠다." 조현배 해경청장의 각오는 함축적이다.

무방비, 무능력, 무책임. 해경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절대 드러내선 안 될 추한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줬다. 그렇다고 '해체'까지 할 일이냐는 지적이 없지 않았으나 당시 대다수 국민들은 '그래도 싸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경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도 많이 누그러졌다. 해경의 부활은 그런 시간의 흐름에 기댄 부분이 없지 않다. 이제 해경이 할 일은 오직 하나다. 스스로 내건 슬로건 'Save Life(세이브 라이프)'처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일이다. 해경이 지난 2년3개월 동안 겪었던 극적인 경험이 무엇에 기인하는지 한 순간도 잊지 않길 바란다. 인천에서, 진정 국민의 사랑을 받는 해경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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