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4차산업혁명 기반 '막오른 5G 시대' 두 얼굴

손만 까딱해도 되는 세상 까딱하면 마비 되는 일상

김종찬 기자

발행일 2018-12-0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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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세계 최초 5세대 상용전파 송출… 4G보다 최대 200배 빨라
내년 3월 스마트폰 대중화 "사물이 거미줄처럼 超연결사회"

KT아현지사 화재 '파장' 사회시스템 전체 먹통 위험성 커져
자율주행차시대였다면 '아찔' 명확한 법 규정 등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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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초(超)연결사회'에 접어들었다.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들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됐다.

이에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5세대(5G)의 상용 전파를 일제히 송출하며 '초연결사회'에 맞는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이른바 '초연결사회'로 불리는 새로운 변화를 5G가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대사회의 대부분의 기능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유기적이고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됐지만 이와 반대로 불안심리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가 되풀이될 경우 5G를 기반으로 한 사회 시스템 전체가 먹통이 되는 '블랙 아웃'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민 장관, 5G서비스 개시 현황 점검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는 사회 시스템 전체가 먹통이 되는 '블랙 아웃' 현상이 발생해 또 다른 재난이 될 수 있다. 사진은 소방관계자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에서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5G로 보는 장밋빛 초(超)연결사회


지난 1일 0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5G) 통신 전파를 쐈다. 5G는 4G(LTE)보다 최대 200배 빠르다.

성남, 과천, 서울 마곡 등에서 송출된 5G전파는 수도권과 6대 광역시 등 주요 광역시를 비롯해 제주도와 울릉도 등 일부 도서 지역까지 퍼졌다.

본격적인 5G시대가 개막했지만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대중화의 관건은 스마트폰인데 이르면 내년 3월 LTE와 5G를 동시에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별도로 모바일 라우터(무선 신호 발생 장치)를 구매한 기업들은 송출 시점부터 5G 신호 수신이 가능하다.

5G는 새로운 시장의 개막이기도 하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이 모두 5G 네트워크 위에서 구현되기 때문인데 대중화되면 제조업·방송·농업·건설·의료·교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연이나 끊김 등 통신을 이용한 의사소통의 한계가 사라지게 된다.

이에 5G는 우리 생활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보시킬 혁명적인 기술로 꼽힌다. 또한 5G의 도입으로 경제 성장 및 일자리 창출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영민 장관, 5G서비스 개시 현황 점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일인 지난 1일 오전 성남 분당 SK텔레콤 인프라관리센터를 방문해 5G 망구축·운용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제공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5G 창출 사회경제적 가치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5G가 창출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하는 48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G로 인한 운영비용 절감과 범죄율 감소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전문 시장조사업체 IHS마켓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5G기술로 인한 산업규모가 2035년이면 12조3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자리 역시 2035년까지 2천200만개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는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거미줄처럼 인간과 연결돼 있는 초연결 사회"라며 "이로 인해 개인을 둘러싼 네트워크는 훨씬 더 촘촘해져 인프라 혁명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K텔레콤 5G 전파 송출
지난 1일 0시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임직원 등이 성남시 분당구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5G 전파 송출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5G로 보는 초(超)연결사회의 민낯


내년 3월 이후 5G의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경우 앞으로 통신의 원래 의미인 원격 의사소통이 축소되게 된다.

5G의 가장 큰 특성이 '초고속과 초저지연'이기 때문인데 그 대가로 작은 사고가 사회 시스템 전체를 먹통으로 만들 위험성도 급격히 커진다.

최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를 보더라도 사람의 인적이 없는 지하에서 발생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낳았다.

비단 통신시설 화재로 치부할 수 있었던 사고가 인터넷 뱅킹, 온라인 쇼핑, 게임, 폐쇄회로TV(CCTV)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대부분의 서비스 '먹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서울 지역 KT 통신망을 쓰는 가게에는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안내문이 걸리고 길거리 공중전화에는 오랜만에 이동통신의 발달로 사라졌던 긴 줄이 다시금 선보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어 PC방과 게임방 등은 대목에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특히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청과 소방청, 국방부의 일부 통신까지 장애가 발생했다.

아직 정확한 화재원인이나 피해규모는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 추산 서울의 4분의 1 규모에 통신망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5세대(5G) 시대의 초연결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발생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5G통신을 기반으로 운행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해 통신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초래할 혼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사물인터넷으로 작동되는 산업시설이나 생활기반시설의 오작동이나 마비에 따른 피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생활하던 일상생활이 KT 아현지사 화재진압 10시간 동안 사실상 멈춰 서면서 IT강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민낯을 여실 없이 보여줬다"며 "전적으로 5G통신에 의존해 운영되는 초 연결사회에서 KT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통신망 사고가 다시 재발한다면 통신 암흑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kt 5G' 자율주행버스
지난 6월 17일 오전 서울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서 'kt 5G, 자율주행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 5G로 보는 초(超)연결사회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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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5G가 마비됐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단순 사고가 아닌 교통, 통신, 의료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다.

이에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신뢰성 높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상황으로 정부와 통신 3사는 뒤늦게 나마 올 연말까지 통신망 안전대책을 내놓기로 했으며, 정부는 이와 별도로 통신 3사가 보유한 전국 통신구 안전 실태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정부와 통신사가 참여하는 TF(태스크포스)가 가동됐다.

KT도 계획 수립에 맞춰 전국 네트워크 시설 특별점검 및 상시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KT는 계획 수립 즉시 소방법상 의무 설치 구역이 아닌 통신구에도 스프링클러와 CCTV(폐쇄회로TV)를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재난 시 통신망 공동사용에 대한 명확한 법 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KT 혜화전화국에서 열린 통신 3사 CEO(최고경영자)와의 긴급 회동에서 "통신은 공공성을 가진 공공재인 만큼 (법 규정 미비와 별도로) KT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유사 상황이 재발 되지 않도록 정부와 통신3사가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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