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품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뉴욕의 뮤지엄.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
보유한 작품 '재해석·각색' 주저함 없어
어린이·학생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
디지털 활용 끊임없는 혁신도 좋은 반응
지금까지 경기도 문화소외지역의 실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문화재단이 구축하고 있는 문화콘텐츠플랫폼 'ggc'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문화사업을 살펴봤다.
그러나 아직 경기도가 실험하고 있는 디지털 문화서비스는 걸음마 단계다. 그래서 박물관·미술관의 도시라 해도 무방할 만큼 문화자원이 풍부한 뉴욕의 뮤지엄을 취재했다.
메트로폴리탄, 뉴욕현대미술관, 자연사박물관, 휘트니미술관 등 뉴욕의 뮤지엄은 하루에도 수천명의 관람객이 오가는 전세계 문화의 중심지다.
웅장한 규모 만큼 선진적인 디지털 문화서비스를 가득 담고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기기나 기술 면에서는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뮤지엄 내 미디어 맵과 가이드를 설치하거나 VR로 작품을 감상하는 정도는 도내 뮤지엄에서도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였다.
자연사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디지털 전시를 체험하고 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
뉴욕의 뮤지엄과 우리의 큰 차이점은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들의 방식은 단순히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보유한 콘텐츠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각색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도 관람객에게 초점이 맞춰져 상당히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무궁무진한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디지털 큐레이팅을 해내고 있다. 단순히 소장품을 온라인에서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세분화' 시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메트로폴리탄의 경우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어린이, 학생 등 디지털 전시의 관람주체를 정해두고 그에 맞는 기획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고 작가, 학예사(큐레이터), 수집가 등 뮤지엄을 구성하는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직접 주요 소장품을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또 큐레이터 100명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관을 바꾼 100가지 미술작품을 2분씩 소개하며 예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데 노력하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의 경우 미술관 전체를 전시관으로 사용한다. 벽면 어디서든 편하게 영상작품을 상영해 복도 소파에 앉아서도 작품을 감상한다.
또 작품이 걸린 전시실 안의 오디오가이드는 큐레이터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면서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가 별도로 마련돼있다.
뉴욕현대미술관의 오디오 가이드 설명.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
특히 어린이 가이드는 놀라울 정도로 어린이의 시선에 맞춰져 있다. 화가와 작품연도, 작품의도 등 이미 규정된 해설을 읽지 않고 그림을 있는 그대로 읽어주며 스스로 상상하고 느끼게 만들고 있는데 타깃층에 따라 콘텐츠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점은 우리가 예술교육을 함에 있어 깊이 고민해볼 만한 지점이다.
자연사박물관의 경우 기존의 자연사 유물보다 박물관 내부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디지털 전시가 관람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다.
특히 매 시즌 자연, 우주, 인간 등을 주제로 한 디지털 전시나 다큐멘터리, 극 영화 등의 장르를 활용한 영상작품도 상영됐는데, 영화를 방불케 하는 탄탄한 구성과 재미로 박물관 내 극장은 매진사례였다.
자연사박물관 관계자는 "기존의 자연사 유적을 다룬 전시도 중요하지만, 현재 박물관 밖에서 이루어지는 자연사를 다루는 일도 중요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고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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