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토리]'인천경제청 영종2 매립지 개발' 찬반 가열

도시 - 갯벌 경계에서 맞선 '인간의 시간 vs 자연의 시간'

목동훈·공승배 기자

발행일 2018-12-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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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2031년까지 1조981억 들여 항공단지등 조성
'마지막 가용토지' 앵커시설·외투 유치 노력
선박 수심확보로 준설토 투기장 불가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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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도 북단과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사이 공유수면(갯벌) 약 3.93㎢를 매립해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을 영종2지구(중산지구)라고 한다.

 

인천경제청은 2015년 10월 영종2지구를 매립·개발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 7월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시작했다.

올해 6월에는 개발계획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인천경제청은 2031년까지 1조981억원을 들여 한류콘텐츠제작소, 스포츠파크, 오토캠핑장, 미래 신산업 및 물류(항공)단지, 주택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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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를 지나는 영종대교.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영종국제도시 내 마지막 가용 토지로 보고 있다.

이곳을 개발해 앵커시설을 유치하고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인천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매립·개발 사업으로 갯벌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개발계획 전면 백지화 및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멸종 위기종이자 보호대상 해양생물인 '흰발농게'가 서식하는 것도 확인했다.

인천은 공유수면을 매립해 도시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송도국제도시다. 청라와 영종 일부도 매립으로 만들어진 땅이다. 갯벌 매립 과정에선 늘 '개발'과 '환경' 논리가 충돌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송도·청라·영종 개발 상황을 보면, 영종2지구는 갯벌 매립을 놓고 개발과 환경이 충돌하는 마지막 땅이 될 수 있다.

# 인천경제청,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인천경제청은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선 영종2지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 확장으로 항공물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연계 산업을 육성하려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 가용 토지는 6공구와 11공구에 불과하다. 새로운 용지를 미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 위치도·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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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연계할 수 있는 고용 창출 중심의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영종2지구 개발은) 인천공항 확장과 연계해 항공·물류산업 기능을 강화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조기 구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대비한 바이오, ICT 산업 유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영종2지구 주변은 개발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 영종도 북단과 준설토 투기장에서는 각각 미단시티, 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2025년 예정)하면, 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가 속한 영종도 동북지역의 접근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은 미단시티, 영종2지구, 한상드림아일랜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해 영종국제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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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 모습.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경제청이 영종2지구 개발을 추진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천 앞바다는 선박이 다닐 수 있도록 일정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준설 작업이 불가피하다.

인천경제청이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지 않아도, 언젠가 준설토 투기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준설토 투기장 소유권은 해양수산부에 있다.

인천경제청은 준설토 투기장 조성으로 영종도 동북지역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저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준설토 투기장 조성으로 해수 흐름이 변화해 순환 기능이 약화됐다는 게 인천경제청의 설명이다.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를 개발하면서 법정보호종(흰발농게와 조류) 서식지 등 친환경 생태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수(水)공간을 활용해 미래 친환경 도시 개발의 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환경단체들, 관련계획 전면백지화 요구나서
보호대상 흰발농게 5만4천여마리 등 서식지
사업성 결여 부분해제 상황 '불필요' 주장도

# 환경단체, "갯벌 매립 중단해야"

인천경제청의 영종2지구 개발계획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목소리는 작지 않다.

멸종위기종 보호와 함께 불필요한 갯벌 매립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게 반대의 주된 이유다.

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는 멸종위기종인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다. 야생 동식물 연구기관인 '생명다양성재단'과 인하대학교가 지난 9월 공동으로 실시한 흰발농게 서식 범위 조사 결과, 이곳에는 최소 5만4천마리의 흰발농게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면적은 최소 5천900㎡로 추정된다. 1㎡당 약 9마리의 흰발농게가 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인천경제청의 실태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흰발농게는 환경부가 지정한 2급 멸종위기종이자 해수부가 지정한 보호대상 해양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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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2지구 개발 예정지에서 발견된 흰발농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계획대로 매립이 이뤄질 경우 수만 마리에 달하는 이 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흰발농게는 모래와 진흙의 중간 크기 흙에서 사는데, 이러한 퇴적물은 해류의 흐름이 바뀔 경우 쉽게 사라지는 특성이 있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유형의 퇴적물이 형성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대체 서식지를 찾기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곳에는 흰발농게뿐만 아니라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조류까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의 또 다른 이유는 '불필요한 매립'이다. 영종국제도시가 사업성 결여 등의 이유로 부분적으로 계속 해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목적의 갯벌 매립은 불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인천경제청이 지난 2003년 영종지구로 지정한 땅은 138.3㎢인데, 현재 경제자유구역으로 남은 곳은 51.26㎢다. 약 60%가량이 개발 제한, 사업성 결여 등의 이유로 해제됐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도심 속 생태공원을 계속해서 조성하겠다던 인천시는 멸종 위기종을 몰아내는 이 같은 개발 행위에 손을 놓고 있다"며 "매립·개발 계획을 당장 중단하고 오히려 갯벌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인천경제청은 영종2지구 개발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영종2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목동훈·공승배기자 m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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