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경제 정책과 결정 장애

김민배

발행일 2018-12-1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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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지율 떨어진 것 우연 아냐
최저임금등 '선제대응 실패' 축적
인천현안 GM도 '검토 중' 답변뿐
경제정책 뒷북, 일자리 작동 안돼
'결정 장애, 불황 주요인'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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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짬뽕·자장면·탕수육.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점심 때마다 고민한 경험들이 있다. 그러한 '결정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메뉴가 '짬자탕'이다. 짬뽕·자장면·탕수육이 각각 3분의 1씩 나오는 메뉴다. 물론 한 가지를 먹는 것보다는 비싸다. 하지만 모두를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이 크다. 이러한 융합은 결과 때문에 망설이는 결정 장애를 해소시켜주는 동시에 복잡한 현대인들의 과도한 욕망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책 결정에서 이러한 방식을 도입할 수는 없는가. 각종 현안들에 대해 이런저런 제안들을 하지만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일수록 시간이 더 걸린다. 물론 관련자의 과도한 욕심이나 이해충돌도 주된 원인이다.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들이나 감사와 징계를 꺼리는 공무원들은 문제가 폭발하기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결단의 타이밍을 실기하는 순간 결정 장애의 후폭풍이 작동된다. 문제가 커지고 나서야 그때 결정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한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민선 7기인 지자체에서도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비정규직, 청년실업, 자영업, 명예퇴직으로 불리는 어두운 그림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압도적이던 지지율이 45%대로 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상화폐, 최저임금, 아파트 가격 폭등과 미분양에 이르기까지 선제대응에 실패한 사례들이 축적된 결과다. 남북관계를 제외하면 초라한 성적표이다. 경제가 불안한 것은 과감한 정책으로 국민의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정책,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는 장관이 없기 때문이다.

개인 주식 투자자들은 공매도 폐지를 주장한다. 그런데도 다른 나라에도 있다는 한심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부터 수정할 것인가 하는 고민조차 없다. 국민들이 묻는다. 금감원과 금감위는 누구를 위한 기관인가. 미래의 산업이라던 바이오나 제약 산업에 대한 대처도 마찬가지다. 인천의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회계 등의 위법을 넘어 검찰까지 나서고 있다. 바이오나 제약의 경우 개발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의 리베이트 네트워크를 뚫기도 어렵다.

국가핵심기술을 지정할 때에도 바이오와 제약의 경우 해외기술이전에 예외를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던 이유다. 그런데도 미래 산업과 일자리 그리고 해외수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장관들의 목소리가 없다. 무엇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해야 하는지 부처 간 손발이 엇갈리고 있다. 받아 적기에만 열심이었다던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과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나.

인천의 현안인 GM대우를 보자. 트럼프 대통령은 GM이나 자동차 산업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연내 3억7천500만 달러를 투입해야 하는 산업은행이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설명한 내용은 없다. GM의 법인분리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 그나마 희망이다.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 GM의 R&D가 지향하는 것이 전기차인지 수소차인지, 부품회사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동공단의 현장은 절박하게 외쳐대고 있다. 그런데도 GM의 사업계획서를 전문기관이 검토 중이라는 답변뿐이다.

인천항만의 물동량에서 GM대우와 중고자동차를 무시할 수 없다. 평택항이나 당진항으로 이전소식이 나올 때마다 인천항만은 요동을 친다. 송도에 중고차 단지가 위법을 감수하면서 버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을 일자리와 지역경제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할 수는 없는가. 차라리 유원지 기능을 폐지하고, 밀폐형의 클린 중고차단지를 만들 수는 없는가. 당진항은 되는데 인천항은 왜 안되는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

밖은 춥다. 트럼프와 시진핑으로 대변되는 세계경제는 한 치 앞이 어둠이다. 그런데도 정부 부처들은 집토끼를 잡는데 더 열심이다. 도대체 무엇으로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인가. 위법으로 처벌받아야 할 사람과 기업들을 부도로 몰아가는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경제정책이 극단적이거나 뒷북치는 사회에서 투자와 일자리는 작동되지 않는다. 정책의 성패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정책을 둘러싼 '결정 장애'가 지지율 하락과 경기침체의 주된 요인이라는 점을 직시하기 바란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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