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심부주법: 마음이 법에 머물지 않는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8-12-20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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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전인 금강경에는 우리가 '모양'이라 부르는 한자인 '상(相)'이 자주 등장한다. 상은 우리가 껴안고 살아가는 일체의 경계이다.

검고 희다는 색상과 조용하고 시끄럽다는 성상, 향기나 악취의 향상, 달고 쓴 미상과, 부드럽고 거친 촉상,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등의 법상도 모두 상에 해당 된다.

이처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상은 일상에서 약속된 개념이나 모양으로 통용된다. 이런 약속을 무시하고는 사회활동이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자유로운 마음차원에서 보자면 이런 약속은 구속으로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새 소리를 예로 들어본다.

우리의 몸에 귀가 있고 몸 밖에 새소리가 나고 그래서 그 소리를 듣는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즉시 그 소리에 대해 판단하는 인식이 싹튼다.

그 결과 좋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마음작용이 뒤따른다. 그런 다음에 듣는 새소리는 내 인식을 일정한 방식으로 구속해버리니 이른바 고정관념화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듣는 새소리와 내일 듣는 새소리는 소리도 변할 뿐만 아니라 듣는 나 역시 변화한다. 그렇게 보면 일정한 소리나 그 소리를 듣는 일정한 마음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일정한 새소리가 있다고 내심 믿고 또 그 소리에 일정하게 반응하는 일정한 '나'를 형성한다.

금강경에서는 이런 집착을 놓아 버려야 참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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