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해진 서민 가계… 보험해지 늘고 있다

생계 위해 '종신보험' 까지 중단
미납등 효력상실된 사례도 증가
작년 22조9천억 환급 전년比 18%↑


대출 금리 인상과 세금 증가, 경기 침체 등 서민들의 가계가 팍팍해지면서 생계비 마련을 위한 보험 해지와 보험계약 대출(약관 대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보험 해지 및 약관 대출은 서민들의 어려운 가계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수원에 사는 김모(36)씨는 최근 종신보험을 해지했다. 매월 납입하는 보험비 10여만원을 줄이면 그만큼 생계비가 늘기 때문에 취직하면서 들었던 보험을 해지했다.

성남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모(53)씨도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 보험계약 대출을 받았고, 의정부에 사는 주부 김모(40)씨 역시 자녀의 대학 등록금 마련을 위해 자녀교육보험을 10년 전에 들었지만 대출 갱신을 이유로 그동안 냈던 보험료보다 적은 환급금을 받았다.

이처럼 가계가 어려워지면서 개인이나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보험 해지를 생계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6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기준 보험사의 보험 해지 건수(효력상실 포함)는 530만3천965건으로 전년 동기 489만9천643건 대비 8.25% 증가했다. 이 수치는 고객이 해지를 요청해 해지된 경우와 보험료 미납 등으로 효력이 상실된 경우를 합한 것이다.

보험을 해지한 고객에게 돌려주는 해지환급금(효력 상실포함)도 22조9천692억3천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조3천945억2천600만원 보다 18.43% 늘었다. → 표 참조

생명보험협회가 지난달 실시한 생명보험 성향조사에서 해약 및 효력상실의 이유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이 가장 많았고 '기간이 너무 길어서(32.6%)'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아직 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추세라면 해약환급금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치인 23조6천700여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의 전망이다.

보험은 만기까지 계약을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해지하면 무조건 손해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약관 대출도 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가계가 어렵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 해지와 약관 대출 증가는 팍팍한 생계의 지표인데, 올해도 경기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그 수치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준성·이원근기자 yayajoo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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