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배우, 스타 감독, 겨울 성수기… 스크린 흥행공식 깨졌다

강효선 기자

발행일 2019-01-10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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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작년 12월 개봉한 한국 대작 3편 추석에 이어 성적 초라
특정 시기 편중·기대에 못 미치는 내용… 관객 외면받아
11월 비수기 '보헤미안…' '완벽한…' 500만·470만 대박
배급 전략 및 작품 내 연출·서사 등 다각도의 변화 필요


12월 극장가는 관객이 몰리는 성수기다. 이 시기 선보인 한국영화 상당수가 흥행가도를 달리기 때문에 특수를 누리고자 많은 제작사가 이때를 노려 개봉을 준비한다.

지난해 12월에도 어김없이 한국영화 대작으로 꼽히는 '스윙키즈', '마약왕', 'PMC: 더 벙커' 등 3편이 겨울 극장가 성수기 대전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대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으로 곤혹을 겪고 있다. 흥행 보증 수표 배우들의 출연과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 스타 감독의 연출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야심차게 관객을 찾았지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개봉 첫주 반짝 효과를 누렸을 뿐, '겉은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없다'는 혹평이 이어지면서 외면을 받았다. 대작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12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에 밀리는 결과까지 낳았다.

이처럼 한국 대작이 12월 극장가에서 맥을 못춘 이유로 특정 시기에 편중된 배급 방식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지난해 추석에도 '물괴', '협상', '명당', '안시성' 등 100억~20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한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영화 시장 규모는 한정적인데 대작들이 몰려 개봉하면 파이를 나눠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흥행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어느 영화 하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승자없는 '관객수 나눠 먹기'로 끝이 났다. 지난 연말 역시 대작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외화 등 다양한 영화가 출격하면서 같은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한국 영화들은 '추석 연휴 악몽'이 재현되는 끔찍한 상황을 맛봤다.

완벽한 타인 포스터
반면, '보헤미안 랩소디'와 '완벽한 타인'은 극장가 비수기 기간에 쌍끌이 흥행에 성공하는 이변을 보였다.

이들은 11월 한달 동안 각각 500만, 47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비수기 극장가를 살렸다. 지나친 경쟁이 없는 점이 오히려 득이 됐다.

두 영화의 성공으로 비수기는 흥행이 어렵다는 공식이 깨졌고 한국 영화 전체가 배급 전략에 대한 고민을 해야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서사와 연출, 입소문도 흥행 부진에 한 몫했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과 국내 최초로 트리플 천만 배우 타이틀을 따낸 송강호의 만남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았던 '마약왕'은 지루하고 뻔한 이야기 전개, 부족한 메시지 전달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이 영화는 무서운 입소문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SNS에서 '흥행 실패작을 다 피했는데, 마약왕 못 피했다' 등 박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점점 관객에게 외면당했다.

하정우 주연의 'PMC: 더 벙커'는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독특한 연출은 돋보였으나, 흔들리는 화면이 낯선 관객에게는 호감을 얻지 못하며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다.

'써니' 강형철 감독이 연출한 '스윙키즈'는 두 영화와 달리 탄탄한 연출과 서사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으나, 흥행력이 입증되지 않은 신예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과거에는 흥행 보증 수표 배우들의 출연과 스타 감독의 조합으로도 어느 정도 평균 관객 수가 유지됐지만, 이런 공식이 깨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출과 서사, 정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연출과 출연진이 화려해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는 힘들다.

이제는 영화 자체에 힘이 있어야만 냉정해진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된 만큼 기획부터 연출까지 여러 방향에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주)쇼박스·CJ엔터테인먼트·(주)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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