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한국당의 공개오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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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한 케이블 방송의 '슈퍼스타 K'는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의 붐을 일으키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특히 2010년 시즌2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오디션 직접 참가자만 130만명이 넘었다. 케이블TV 사상 처음으로 10%대 시청률도 기록했다. 특히 최종 우승자를 결정하는 마지막 방송은 시청률이 무려 18%를 넘었다. 케이블 TV가 그것도 드라마가 아닌 음악방송에서 믿기지 않은 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특히 최종 우승자 허각의 인생스토리는 장안의 화제였다. 중학교 졸업생에 환풍기 수리공이었던 그는 "상금으로 아버지, 형과 같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수상 소감으로 전 국민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감동적인 것은 출연진 개개인의 나름의 스토리가 담겨 있어서다. 허각이라는 스타가 탄생하기 2년 전, '브리튼스 갓 탤런트'라는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폴 포츠'의 성공기가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보잘 것 없는 외모의 소유자였던 휴대전화 판매원 폴 포츠는 이 프로에서 푸치니의 가곡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그는 오디션 프로 덕분에 꿈에 그리던 테너 가수가 됐다. 여러 가지 이유로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그의 성공기는 영화로도 제작됐다.

자유한국당이 공개오디션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슈퍼스타K를 당협위원장 선출에 접목했다. 15곳의 당협위원장을 사흘에 걸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출한 것이다. 이 과정은 유튜브로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중국 대사를 지낸 3선의 권영세 전 의원이 탈락하는 등 정치 중진들이 고배를 마셨다. 강남, 송파 등 주요 지역엔 30대 초반 후보가 선출되는 등 정치 신인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를 두고 단발성 이벤트로 유권자를 현혹한다는 비판의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공천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밀실인사' '계파공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공개오디션을 통해 그런 악습과 구태를 걷어낸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한국당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낡은 이미지를 벗어던졌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것도 그런 이유다. 비록 세련미는 없었지만, 잠재력이 풍부한 정치지망생들에게서 건강함도 느껴졌다. 공개오디션이 정착돼 신선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영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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