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고 비는데도…' 여중생 무차별 폭행한 안산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

안산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가 동계훈련 과정에서 공기계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고 숨겼다는 이유로 지난 16일 태권도부에 속한 A(14) 양을 마구 때려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폭행을 당해 멍이 심하게 든 A 양의 모습./피해자 제공=연합뉴스

안산의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가 훈련 도중 휴대폰을 제출치 않고 숨긴 여중생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여중생은 코치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숙소에서 탈출한 뒤 시민의 도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18일 경찰과 A(14)양 부모 등에 따르면 안산시 한 중학교 태권도부에 속한 A양은 지난 12일 강원도 속초로 2주 일정의 태권도부 동계 훈련에 나섰다. 코치 B씨(34)는 훈련 기간 중 휴대폰 사용 금지를 통보하고, 휴대폰을 제출하도록 했다.

A양은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폰은 제출하고, 공기계 1대는 그대로 갖고 있었다. 지난 16일 B씨는 A양이 공기계 휴대폰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서, A양을 숙소로 불러 둔기로 폭행했다.



B씨는 "내가 널 사람 만들어주겠다"며, 20분 가량 플라스틱 막대기로 A양의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수십차례 때리고 발로 머리 부위를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식사를 위해 숙소를 나서며 "내가 돌아올 때까지 머리를 땅에 박고 있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코치가 동계훈련 과정에서 공기계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않고 숨겼다는 이유로 지난 16일 태권도부에 속한 A(14) 양을 마구 때려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폭행을 당해 멍이 심하게 든 A 양의 모습./피해자 제공=연합뉴스

당시 A양은 코치에게 수차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폭행은 지속됐다는 후문이다.

A양은 "아프기도 아팠지만,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A양은 맨발로 숙소를 빠져나왔다. 당시 탈출 과정에서 다른 학교 코치들을 만난 A양은 두려움에 지하 3층 주차장까지 내려갔고, 시동이 걸린 차량에 달려가 한 시민에게 "살려달라"고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민의 도움으로 A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B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A양 부모는 "아이가 너무 맞아서 앉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다"며 "휴대폰을 숨겼다는 이유로 어떻게 애를 이렇게 초주검 상태로 만들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A양 부모에게 사과하고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중학교 관계자는 "코치와 아이들을 분리 조치했고 감독과 추가 파견 교사 등 2명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며 "조만간 정식 절차대로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어 코치의 해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현·송수은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