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 칼럼]도시재생에서 부족한 것, 혁신적 도시경제

이명호

발행일 2019-01-2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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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옛 영광' 누리려는게 문제
지식경제 시대에 맞는 모델 필요
혁신적 견문 갖춘 세력 유입 시급
연구 역량과 결합된 신산업 이끌
미래 세대에게 공간 제공 더 중요


이명호 칼럼1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도시재생이 뜨거운 이슈다. 목포시 근대문화역사거리는 시작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으니, 잘 조성되면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될 것 같다. 1897년에 개항한 목포는 근대화의 상징적인 도시였으나 그 영광을 간직한 곳은 '불 꺼진 원도심', 190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지역으로 떠올랐다. 개발독재 시대의 산업화가 빗겨간 도시의 운명이었다고 할까.

도시재생은 목포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으로의 경제 집중, 영남중심의 산업화, 신도시 개발에 따른 원도심의 역차별, 부동산 개발 투기 등으로 지방은 소멸의 위기에 처해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 중 40% 정도가 30년 후에 없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큰 아들을 집중 지원해서 동생들을 돌보게 한다는 '낙수효과'는 경제에서만이 아니라 국토개발에서도 낙제점이라는 것이 또 한 번 증명되고 있다.

도시재생이 본격적으로 정책적 과제가 된 것은 2013년 12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부터이지만, 본격화된 것은 이번 정부 들어서이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50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철거 방식의 신규단지 개발에서 소규모 생활밀착형, 지역 맞춤형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쇠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적·경관적 특징을 잘 살리는 동시에 주민참여형 도시계획을 정착시키며, 도시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필요한 정책이다. 문제는 많은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이 '옛 영광'을 되살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낙후된 경관을 정비하여 상권을 활성화 시키고, 역사문화 공간을 개발하는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투자에서 소외된 지역에 투자를 한다는 정당성은 있지만, 새로운 산업 경쟁력과 도시경제라는 관점에서는 미흡하다.

사실 도시도 성장과 소멸, 회생을 반복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도시의 역사를 돌아보면 도시는 산업혁명과 같이 성장하였다. 1차 산업혁명의 중심지였던 영국 런던은 더 이상 산업의 중심지가 아니다. 미국 디트로이트는 2차 산업혁명의 주요 도시로 자동차 산업을 이끌었던 도시였으나 지금은 몰락하였다. 에디슨이 전기회사를 설립한 뉴욕은 제조에서 금융, 서비스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 도시로 변천에 성공했다.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도시는 실리콘밸리이다. 실리콘밸리는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이 네트워크와 같이 협력하는 중소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도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도시가 돼야 한다. 도시재생도 마찬가지이다. 도시의 변천 이면에는 산업, 경제의 변화가 있다.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서비스업으로의 변화를 거쳐 이제는 지식경제로 진화 중이다. 지식경제 시대에 맞는 도시모델이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브라이트랜드 지역은 열린 혁신 커뮤니티를 표방하고 지식이 교차하는 곳에서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는 새로운 캠퍼스를 개발하고 있다. 과학, 비즈니스와 교육을 결합한 4개의 캠퍼스에는 대학만이 아니라 기업과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다. 과학자, 기업가, 학생들에게 연구와 혁신, 성장을 지원하는 시설과 협력 공간을 제공하여 지식 기반의 바이오와 건강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산과 같이 자동차 공장 폐쇄를 겪은 호주 애들레이드 시는 2008년 미쓰비시 완성차 공장이 떠난 공장 부지에 혁신 산업을 키우기 위한 첨단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2012년부터 명문대학 캠퍼스와 연구시설을 조성하여 지멘스,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과 의료·에너지·자율주행 등 유망분야 스타트업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직원들의 주거와 생활 등이 단지 내에서 해결되도록 하여 산업과 주거, 문화가 융합된 지역으로 개발했다.

우리나라 때문에 조선업의 경쟁력을 잃고 몰락했던 스페인의 빌바오 시가 구겐하임 미술관을 건립하여 회생한 성공사례만이 도시재생의 모델이 아니다. 도시의 재생, 혁신은 새로운 세력을 끌어들일 때 성공할 수 있다. 단순히 젊은이가 아닌 혁신적인 지식을 갖춘 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 대학 등의 연구 역량과 결합된 새로운 산업을 이끌 미래 세대에게 혁신의 공간과 주거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도시경제가 살 수 있다.

/이명호 (재)여시재 솔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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