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인천이 지향하는 미래 모습 만들기

김현정

발행일 2019-02-0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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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강한 이미지 벗어나
'첨단·서비스' 신성장산업 주도
청년창업 쉽고 볼거리 많은 도시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재설정
여러 프로젝트 추진 동력 삼아야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작년 7월 인천에 부임하고 나서 한국은행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고 있다. 그만큼 지역민들은 한국은행을 멀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것 말고도 실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하고 있는 굵직한 업무들의 최근 동향은 연차보고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금융안정보고서 등 한국은행이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주요 보고서들에 잘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지역민 입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한국은행 보고서 중 하나가 '지역경제보고서'이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강남본부 제외)가 수행하고 있는 지역경제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 및 심층 조사연구 결과들뿐만 아니라 외국 지역발전 사례도 실려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주력 산업의 국제경쟁력 약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나 지역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 지역발전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미국, 영국 등의 주요 도시들이 한때는 융성했으나 기술 변화, 후발국의 추격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잃고 침체를 경험한 후 신성장산업 육성, 산업 클러스터 형성, 도시 재생, 경제구조 다변화 등에 성공하여 성장동력을 회복한 사례들은 실로 흥미롭다.

이들 성공 사례를 보면 두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지자체가 확고한 도시발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중앙정부와 주민을 설득해 지원과 협력을 얻는 한편 민간투자를 유치해가며 20년 이상 꾸준히 추진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책의 초점이 제조업, 서비스업 등 특정 산업 육성이 아니라 살기 좋은 곳, 기업하기 좋은 곳 만들기에 맞추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정주 여건 개선, 문화시설 확충 등에 대규모로 투자함으로써 거주민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 기업 및 인재들도 들어와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었다.

그 좋은 예가 영국 중부 서해안에 위치한 리버풀(Liverpool)이다. 19세기만 해도 세계물동량의 절반이 거쳐 가는 세계적인 무역도시이자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리버풀은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1950년대 이후 인구가 과거 번영기의 절반까지 줄어들 정도로 쇠락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부터 지자체와 시민들이 리버풀이 가진 독특한 문화유산(비틀즈, 유구한 역사의 항만시설, 축구 등)을 토대로 도시재생의 방향을 문화도시로 설정하고 20년 이상 민관합심으로 노력한 결과, 2008년에 EU가 선정하는 유럽문화수도로 지정되어 목표를 이루는 데 성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문화도시로의 이미지 변신, 정주여건 개선 등에 힘입어 고급인력과 유수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도 얻었다.

현재 인천에서도 인천경제의 지속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가능케 할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바이오, 항공 등 신성장산업 육성 및 관련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고 국제공항, 송도 컨벤시아 등 인천 고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MICE산업, 개항 역사 등 독특한 문화유산을 토대로 한 관광산업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도 차츰 힘을 얻어가고 있다. 신도시와 원도심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도시재생사업도 추진 중이며 경제구조 다변화를 위한 창업지원 및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한정된 자원하에 여러 프로젝트들이 힘 있게 계속 추진되기 위해서는 이들을 하나의 비전으로 묶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인천이 지향하는 미래 모습이 무엇인지가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지역민들과 공유해야 한다. 아직도 공단, 항구, 화물트럭 등 굴뚝산업의 이미지가 강한 인천을 바이오 등 첨단산업이 주도하는 도시, 청년 창업이 가장 손쉬운 도시, 문화와 볼거리가 넘쳐나는 도시 등 미래지향적이고 소프트한 방향으로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비전과 실현가능성을 보고 자금과 인재가 모여들 것이고 지역민 간 갈등도 완화될 것이며, 이는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연결하고 지속시키는 참된 동력이 될 것이다.

/김현정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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