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토부장관의 인천·수원 명절선물 믿어도 되나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이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일 유튜브 개인방송에 출연해 인천과 수원시민에게 예상치 못한 초대형 명절선물을 안겨주었다. 김 장관은 당초 부동산정책이 주제였던 방송에서 "이 기회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의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연내 통과와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의 예타 통과를 장담했다.

김 장관이 인천발 GTX B노선은 남양주 3기 신도시 건설에 따른 편익증가로 연내 예타 통과를 자신하면서 "인천 시민들은 너무 화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사업은 주민 분담금을 비용에 포함하는 예타 시스템 변경을 통한 통과를 확언했다. 또 "국토부가 1분기에 기재부에 예타 사업으로 올린다"고 밝혀 연내 예타 통과를 시사했다.

김 장관의 발언은 두 지역 시민들에겐 희소식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차대한 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의 수단과 형식은 매우 부적절했다. 김 장관이 예타 통과를 장담한 두 사업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발표했던 예타면제 사업에서 탈락해 인천과 수원시민의 강력한 반발을 산 건 물론이고, 성난 민심이 지역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수원 호매실 주민들은 서울과 세종시에서 원정시위까지 벌였다. 국토부장관이 지역의 반발 여론을 진지하게 수용했다면 국토부의 공식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유튜브 개인방송에 출연해 '사실상 다 예정돼 있으니 화내지 마시라'고 여담으로 흘릴 일이 아니다. 정부의 발표로 악화된 민심은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수습하는 것이 정도다. 인천, 수원 시민들의 분노가 그렇게 가벼웠는가.



만일 김 장관의 발언이 정부내에서 이미 협의가 끝난 일이라면 입장 표명 주체로 국토부 장관이 맞는지도 의문이다. 예타 주체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개발연구원(KDI)이다. 정부내에서 GTX B노선과 신분당선 연장사업에 대한 긍정적 예타 전망에 합의했다면, 홍 부총리의 지난번 예타면제 사업 발표 때 부연설명을 통해 인천, 수원 시민의 반발을 방지했어야 맞았다. 김 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믿자면 정부는 이미 통과가 기정사실화 된 수도권 예타사업을, 전국 예타면제사업 후보에 들러리로 올려 해당 지역 주민을 우롱한 셈이다.

김 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인천, 수원 시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더군다나 김 장관은 현역의원 원대복귀 방침에 따라 개각 대상이다. 김 장관 발언의 진위를 확실하게 할 방법이 달리 없다. 기재부가 김 장관의 발언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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