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유행지역인 안산에서 9일 확진 환자 1명이 추가 발생하는 등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홍역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오후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홍역 진료안내문이 붙어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
질병 '재생산지수' 독감 9배 달해
증상 감기 비슷 눈치채기 어려워
"확산방지 병원 1인실 확보 필요"
도내 접촉자 2901명 감시관리중
"소아·노년 대비 청장년층 위험"
홍역 유행지역인 안산에서 9일 확진 환자 1명이 추가 발생했다. 전날 안산에서 사흘 만에 1세 남자 어린이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하루 만에 또다시 환자가 나왔다.
경기도는 이날 "40대 남성 한 명이 추가로 홍역 확진판정을 받았다"며 "기존 감염확진자의 지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안산과 시흥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홍역 환자는 모두 20명(시흥 1명·안산 19명)으로 늘었다.
도는 현재 안산과 시흥 홍역 환자 중 15명은 퇴원하고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3명은 자택에 격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도는 기존 홍역 감염자들과 접촉한 2천901명에 대해 계속 감시 관리하고 있다.
■ 경기도 내 홍역 사태 왜 계속되나
홍역이 한 달 이상 지속 중이다. 10일 현재 도내 전 지역 확진자는 28명(질병관리본부 2018년 12월 이후 통계)이다.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길어지고 있는 홍역 사태에 대해 "홍역이란 질병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홍역은 전염력이 극도로 강한 질병인데 전염병 재생산지수(R값, Reproduction Number)는 질병에 걸린 환자 1명이 얼마나 확산력을 가지는 지 말해주는데 홍역의 R값은 18~19에 달한다"며 "일반적인 독감의 R값이 2정도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역은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전염력이 생긴다"며 "기침과 열 같은 증세가 있지만, 일반 감기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쉽게 홍역을 눈치채기도 어렵고 발진이 발생하고,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기 전까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고 현재 기존 홍역 감염자들과 접촉한 사람의 수는 3천여명에 육박, 확진자가 추가될 수 있다"고 했다.
■ 환경적인 영향도 피해 키워
의료계는 이번 홍역 확산이 병원의 특수한 환경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복수의 의료인들은 "병원은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이 가득 모여 있는 곳으로 홍역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1인 병실 확보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체계상 이는 불가능해 국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책적 영향도 한몫
의료계는 정책적 영향도 피해를 키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복수의 의료인들은 "우리나라는 소아·노년층 백신 시스템이 뛰어난 나라지만 상대적으로 20~40대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2000년대 국가가 홍역으로 고생한 이후 홍역 백신 접종 확인 사업을 하는 등 홍역에 대한 국가적인 관리가 시작됐다. 이런 관리를 못 받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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