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낭만주의 음악과 오페레타

김영준

발행일 2019-02-18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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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업혁명' 타고 평민도 음악 향유
기술발전 악기 개량 더해 '낭만주의' 만개
'짧고 가벼운 오페라' 19C 파리에서 탄생
오펜바흐·주페, 장르 확립 큰 유행 이끌어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서양음악사에서 19세기 낭만주의가 만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18세기의 '프랑스혁명'에 의한 인간 중심 사상적 조류의 발현을 들 수 있다. 산업혁명 또한 중산층과 평민들에게 부를 안겨주면서, 음악의 주된 향유자가 이전 시대의 왕이나 귀족에서 평민으로 변모하게 된다. 사상과 경제적 배경을 업고 음악의 중심이 작곡가를 고용한 왕이나 귀족이 아닌 작곡가 자신으로 바뀌며, 돈을 내고 공연장을 찾아서 음악을 듣는 평민들도 부각되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발달한 악기도 한몫한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강철의 원활한 공급과 야금(冶金)의 발달로 관악기의 개량이 이뤄진다. 금관악기는 밸브가 생기고 목관악기는 키 작동법이 생겨나면서 더욱 쉽게 연주할 수 있게 된다. 1825년에는 피아노로 표현할 수 있는 음역이 7옥타브로 넓어졌다. 이에 앞서 18세기 후반에 현악기의 활도 현재의 우아하고 날렵한 형태로 자리 잡는다.

악기의 표현력과 함께 연주 기교적 측면에서도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이를 통해 작금의 오케스트라 표준 편성도 확립된다. 다양한 악기를 위한 연주곡이 생겨나고, 그전에 없던 기법으로 연주하는 연주자들이 나타났다.

당대 사상적 조류와 발전한 악기에 편승해 소위 말하는 '작가 정신'에 기반을 둔 수많은 작품이 탄생하지만, 철저히 향유자를 위한 작품들도 유행하는 때이기도 하다. 돈 되는 음악들이 나름의 특성을 내세워 향유자들에게 다가선 것이다. 짧고 가벼운 오페라를 원하는 관객의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한 오페레타는 이 부류의 대표적 장르다.

독일 태생 프랑스 작곡가이자 첼리스트인 오펜바흐(J. Offenbach·1819~1880)와 오스트리아 작곡가 주페(F. v. Suppe·1819~1895)는 오페레타를 확립시키고 큰 유행을 이끈 인물들이다. 이들은 올해로 탄생 200주기를 맞은 동갑내기이기도 하다.

오페레타는 희(喜)가극이나 경(輕)가극으로 번역된다. 대사 위주의 극 진행에 노래와 무용이 가미된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오페라와 오페레타를 명확히 구분 짓기는 쉽지 않다. 희극적인 오페라가 곧 오페레타로 규정되긴 어려우며, 극 중 대사는 오페라 코미크에도 존재한다. 무용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오페레타의 개념은 프랑스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규정된다.

오펜바흐의 첫 정규 오페레타로서 성공작이 된 '지옥의 오르페우스'(우리에겐 일본식 번역인 '천국과 지옥'으로 잘 못 알려짐)는 1858년 발표됐다. 특히 '캉캉'이 들어있는 서곡이 유명하다.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는 외설적인 면이 많아서 당시 일부 보수적인 관객들은 공연을 보다가 분개했다고 한다. 캉캉 춤만 떠올려도 알 수 있다. 무희들이 치마를 입고 다리를 번쩍번쩍 들어 올리는 동작은 긴 치마를 입고 다니던 당시 시선으로 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이었을 것이다.

오펜바흐의 오페레타가 큰 인기를 끌면서 유럽의 인근 지역들인 빈이나 베를린 등의 관객들도 자신들의 도시에서 공연을 보길 원했고, 그로 인해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요즘에도 갈라 콘서트나 음반으로 종종 접할 수 있는 '경기병', '시인과 농부' 등의 서곡으로 유명한 주페는 독일어 대본으로 오페레타를 작곡했다. 전체적인 작품의 틀은 오펜바흐 등 프랑스 오페레타의 스타일을 따랐다. 주페의 뒤를 이어 오스트리아 오페레타의 틀을 정립한 요한 슈트라우스 2세, 후대에는 프란츠 레하르 등이 오페레타 작곡가로 활동했다.

오페레타는 영국을 거쳐 미국에서도 유행했으며, 1930년대 들어서 뮤지컬에 밀려 쇠퇴하고 만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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