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피우지 못한… 젊은날의 회한, 스물네번의 겨울… 다시 움튼 희망

채광석 시인 27년만에 두번째 시집

진보적 리얼리즘 활동… 1995년 절필
50대 들어선 작가, 삶의 이력 녹여내
"우리들 가슴속 슬픔 어루만져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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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채광석 저. 문학의숲 펴냄. 194쪽. 1만2천원

채광석 시인이 첫 시집 발간 후 27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최근 내놓았다.

채광석은 첫 시집 '친구여 찬비 내리는 초겨울 새벽은 슬프다'에 등단 직후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노동문학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보았던 당대 현실과 진보적 리얼리즘을 담아냈다.



이에 '1992년 대학생들이 읽어야 할 올해의 좋은 책 2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채광석은 1990년 '사상 문예운동'으로 등단하기 전부터 대학가에서 벽보나 팸플릿에 익명으로 발표한 시로 유명했다. 그는 1995년 민족 문학작가회의 기관지 '내일을 여는 작가'에 13편의 시를 발표한 이후 절필을 선언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절필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1995 길을 잃고'와 '1997 절필'에서 시인은 젊은 날에 처했던 자신의 상황을 묘사하고는 자신의 이상 실현을 포기하고 가족부양과 생계유지라는 현실을 택했음을 고백한다.

30대와 40대를 지나 50대에 들어서 내놓은 이번 시집엔 시인의 27년 간의 삶의 이력이 녹아있는 시들로 가득하다.

시집은 총 4개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1부 '90 그리고 서른' ▲2부 '마흔, 무늬 몇 개' ▲3부 '쉰 즈음' ▲4부 '역사의 바깥'이 각 파트의 제목이다.

각각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삶 40대의 슬픔과 회한, 개혁가를 꿈꾸었으나 끝내 선(善)이 되지 못한 자신과 동료들의 삶에 대한 반성, 이름 없이 스러져간 독립 운동가들의 삶을 주제로 한 시들로 구성됐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이 시집에 대해 "내가 걸어온 모든 것을, 상처와 고통과 죄책감과 새롭게 일어나는 꿈까지도 이 시집은 함께 나누어 갖도록 한다"며 "이 새로운 시적 자서전이 우리들로 하여금 가슴 깊이 도사린 슬픔과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타인들의 삶에 대한 새로운 자각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채광석은 현재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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