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하겠다는 의사의 본능적 마음이었을 뿐"

결혼식장 심정지 하객 살린 '고성백 김포우리병원 이사장'
고성백 김포우리병원 이사장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친척의 혼사에 참석했다가 심정지로 쓰러진 생면부지의 하객을 살린 고성백 김포우리병원 이사장. /김포우리병원 제공

광주광역시 지인 혼사갔다 사태 목격
고령 불구 '심폐소생술' 의식 되찾아
"새로 태어난 기분… 직접 감사 인사"


"한 번도 뵌 적 없는, 멀리 김포에서 오신 분으로부터 생사의 갈림길에서 도움을 받았는데 어찌 평생 잊을 수 있을까요."

고성백(69) 김포우리병원 이사장이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지인의 혼사에 갔다가 심정지로 쓰러진 또 다른 하객을 살려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은 하객이 자신의 생명을 구한 주인공을 수소문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광주에 사는 표경식(58)씨는 일요일이던 지난 17일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시 광산구 한 예식장을 찾았다. 표씨는 예식이 시작되기 전 축하인사를 건네야겠다는 마음에 4층 예식홀까지 급히 걸어 올라갔다.

축의금 접수대부터 찾은 표씨는 순간 어지러움을 느끼고 간신히 탁자를 짚었다. 그러자 누군가 옆에서 "도와드릴까요?"하고 물었다. 표씨의 기억은 거기까지였다. 심정지가 와서 그대로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이다.

바로 이때 인근에 있던 고성백 이사장이 달려왔다. 일흔을 앞둔 고령에 말끔한 양복 차림은 아랑곳없이 고 이사장은 즉시 무릎을 꿇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잠시 후 119구급대가 출동해서 심전도 등을 측정했을 때 상태는 호전돼 있었고, 고 이사장은 표씨를 구급대원들에게 인계하고 조용히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표씨는 "구급차 안에서 의식이 조금 돌아오기 시작하더니 인근 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상당히 안정감을 찾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후유증 없이 25일 퇴원한 표씨는 "누가 나를 살린 것이냐"며 수소문을 했고, 고 이사장의 연락처를 알아내 이튿날 아침 직접 통화를 했다.

표씨는 "두 달 전 부정맥 진단을 받고 조심하던 중이었다"며 "심장이 마비된 상황에서 응급처치가 없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아찔하다.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3월부터 일상으로 완전히 복귀하는 표씨는 "김포우리병원이 사회공헌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꼭 김포에 가서 직접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고, 남은 인생에 나도 어려움에 직면한 이들을 도우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밝게 웃었다.

이에 고 이사장은 "그분이 건강한 삶을 이어가게 돼 다행"이라며 "환자가 발생하니 본능으로 달려갔던 것이고 당시에는 의사로서 꼭 살리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고 자세를 낮췄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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