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2일차 정상회담 본격 돌입…단독회담으로 '핵담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오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 마련된 정상회담장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모두발언 후 단독회담에 돌입했으며, 이날 오후 2시 5분께(현시시간)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트남 하노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8일 오전 2차 정상회담 이틀째 '담판'에 본격 돌입했다.

전날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약 2시간 20분에 걸쳐 단독회담과 만찬을 진행한 북미 정상은 이날 오전 같은 장소에서 단독회담을 시작으로 담판에 돌입, 오후 2시께까지 숨 가쁜 협상을 이어간다.

북미 정상은 이날 오전 9시(베트남 현지시간)부터 시작될 회담을 위해 넉넉히 여유를 갖고 각각의 숙소에서 출발해 메트로폴 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차를 타고 회담 시작 약 20분 전인 오전 8시 40분께 먼저 메트로폴 호텔에 도착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탄 전용차는 이보다 약 5분 늦게 오전 8시 45분께 회담장에 도착했다.

본격적인 비공개 단독회담 시작에 앞서 나란히 취재진 앞에 앉아 모두발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회담 내용과 이날 회담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향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북한이 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감사한다. 미사일도, 핵로켓도 없었다"라며 "어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고,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오늘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반드시 좋은 성공을 얻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틀째 훌륭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그사이 우리가 많이 노력해왔고 이제는 그것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우리 만남을 회의적으로 보던 사람들도 우리가 마주 앉아서 훌륭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 대해 마치 환상영화의 한 장면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오늘도 역시 훌륭한, 최종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두발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우리한텐 시간이 귀중한데…"라고 응답하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모두발언이 끝난 후 양국 정상은 예정대로 본격적인 단독 회담에 들어갔다. 이어 오전 9시 45분부터 확대 회담, 업무오찬 등으로 이어지는 이틀째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두 정상은 오후 2시 5분 회담 결과를 담은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으로 1박 2일간의 정상회담일정을 마무리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양국 정상은 오후 2시 5분께 서명하는 합의문은 '하노이 선언'으로 명명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하고 발전시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부 미국 언론들은 '하노이 선언'에 종전선언 또는 이에 준하는 평화선언, 북한 영변 핵시설 등의 중단·폐쇄, 대북제재 일부 해제, 양국간 연락사무소 개설, 미군 유해 추가 송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단독회담에 이어 진행되는 확대 회담에는 미국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이 배석할 전망이다. 

/베트남 하노이=이성철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