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실 못하는 흉물 '용치'… 서해5도 6천여개 철거되나

市, 국방부에 '협조 공문' 제출 방침
구식 방호시설 녹슬고 망가져 방치
어선 파손 피해… 해변 접근도 막아


인천시가 서해5도 해안가의 흉물로 전락한 군사 방호시설인 용치(龍齒) 철거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용치는 적 선박의 상륙을 막기 위해 백령, 대청, 연평도 등 서해5도 해안가에 설치한 콘크리트·철근 구조의 군(軍) 방호 시설로, 현재 6천여 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부분 녹슬고 파손된 채 방치돼 있으며 서해5도 어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냉전 시대 구식 방호 시설인 용치 철거를 계속해서 주장해 왔다.

인천시는 서해5도 용치 철거를 위한 협조 공문을 국방부에 공식 제출할 방침이라고 24일 밝혔다. 이와 함께 다음 달 인천을 방문할 예정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 같은 사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용치는 용의 이빨이라는 의미로 1970년대 서해5도 해변에 집중적으로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로 2m, 세로 1m 정도의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3m가량 되는 뾰족한 쇠말뚝이 박혀 있는 형태로, 서해5도 주요 해변마다 줄지어 수백개에서 수천개씩 설치돼 있다.

지난해 인천녹색연합과 황해섬네트워크 등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이 백령, 대청, 연평도에 직접 들어가 용치 현황을 파악한 결과 12개 지점에서 3천여개의 용치를 확인했다.

민간인 통제 구역에 설치된 용치까지 합치면 대략 6천~7천개는 될 것으로 이들 단체는 추정했다. 연평도 새마을리를 비롯해 대청도 옥죽포·대진동 해안, 백령도 하늬해변·어릿골 해변·사항포구 등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다.

섬 주민들은 어선이 용치와 부딪혀 파손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해안가 맨손 어업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서해5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해변 접근을 막는 흉물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청도 선진어촌계 소속의 한 어민은 "여기 사람들이 안보 의식이 투철하지만 이렇게 쓸모없는 용치를 왜 방치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옥죽포 해안가에 있는 용치의 경우 대부분 바닷모래에 묻혀 구실을 못하는 것은 물론, 주민들의 어업 활동에도 큰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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