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고정관념과 쇠침대이야기

이세광

발행일 2019-03-28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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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맞추어야 직성 풀리는 쇠침대
경직된 조직은 '눈치' 보게 만들어
경영자와 간부는 잔소리꾼이 아닌
구성원에 동기부여하는 역할 해야
새시대 생존위한 인식 대전환 필요

경제전망대 이세광2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은 참으로 어둡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경제활력이 떨어지면서 청년실업률 증가와 양극화의 심화, 고령화와 생산가능인력의 감소 등 인구문제가 현실로 코앞에 와있다. 게다가 강대국의 패권 경쟁으로 세계 경제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미국은 내년까지도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예측불가의 경제상황을 반영한 조처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저성장, 저금리, 저투자, 저소비의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다. 세계 경제공황이 오는 것은 아닌가 불안하기만 하다. 사회적 요인들이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경제적 해법만으로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자동차, 블록체인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변화 속에서 조직을 통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외부환경을 이해하고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국가경영이나 기업경영 또는 개인 간의 삶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로 인해 초등학생들의 30% 정도가 아토피에 시달리고 있다. 면역력 저하와 공기 오염의 결과다. 마스크와 공기청정기 등 환경에 관련하여 지불하는 돈이 약 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는 지난해 가임여성의 합계출산율이 0.98로 세계 최저이며 마지노선인 1명의 벽이 무너지며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학령아동의 감소로 태권도장, 미술학원, 무용학원, 피아노학원이 계속 문을 닫고 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던 학습지회사도 사업부진으로 주요 실적 지표가 줄줄이 하락했고 암담한 성과 앞에 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는 수요는 계속 줄고 공급은 넘쳐나는 공급과잉시대에 살고 있다. 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경영자와 관리자들 대부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방어의 수단으로 자동생성되는 구시대적 고루한 고정관념을 타파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대도(大盜)의 이름이다. 아테네로 들어가는 길목에 쇠침대 두 개를 설치해 놓고 그곳을 지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통행세를 받았다. 두 개의 쇠침대의 길이가 하나는 보통 사람보다 짧고 하나는 길었다. 여행자를 제압하여 일부러 길이가 맞지 않는 침대에 눕혀 그가 침대보다 길면 다리와 신체를 잘라내고, 짧으면 늘여서 침대에 맞추었다. 결국 그도 그의 수법대로 '테세우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자기의 틀에 맞추어야 직성이 풀리는 쇠침대는 고정관념의 틀을 상징한다고 신화학자는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신입사원 때는 없던 쇠침대가 해가 갈수록 한 해에 하나씩 자동으로 생성된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쇠침대의 수가 많아지고, 권력부서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쇠침대를 가지고 권한을 휘두르며 통제하려 든다. 관료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는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고 눈치 보게 만들며 주눅 들고 비열하게까지 만든다. 갑질이 횡행하는 저질문화의 표본이다. 이제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로 인간관계 중심의 집단지성을 향유하며 아름다운 조직공동체를 만들어 이 어려운 시대를 극복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경영자와 조직의 고급간부들은 그들의 역할이 통제와 잔소리꾼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고 구성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하는 역할로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경영자들은 조직의 존재 이유와 미래의 비전, 그것의 달성을 위한 구성원들의 마음자세와 행동의 원칙을 정하는 조직의 작동원리이기도 한 '조직의 가치체계'를 시대정신에 맞게 재정립하여야 한다. 새로이 정립된 조직의 가치체계는 길을 잃지 않게 하는 나침반과 같다. 이를 일과 행동의 기준으로 삼아 낭비를 제거하고 본업에 몰입하여 열정을 발휘할 수 있어 다니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지금의 어려운 경영환경의 한계를 돌파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차별화된 가치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 생존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하는 패러다임의 전환만이 리더들의 덕목이며 살길이다. 결국 국내 최대항공사의 최고경영자가 경영권을 박탈당한 소식을 접하면서 대변화를 실감한다. 우리 모두 쇠침대를 과감히 던져 버리자!

/이세광 한국조직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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