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경기]김포교육지원청 생활협약 실험 1년

교육현장 변화 약속하는 '작은 습관들'

김우성 기자

발행일 2019-04-01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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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배려나눔 문화 정착·회의 효율화 개선 등 목표
경어·청소 같은 지킬수 있는 12개 조항만 결정
반신반의 했었지만 직원·부서간 '벽' 허물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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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스스로와의 약속을 얼마나 지키고 있습니까?"

오랜 세월 뿌리내린 직장문화를 바꾸기 위해 김포교육지원청이 스스로 약속한 '생활협약'이 시행 1년을 맞았다.

직장에서 지켜야 할 신조를 명문화한 이 협약은 교육지원청 직원들이 수개월의 협의를 거쳐 다듬은 끝에 12개 조항으로 구성했다.

어느 회사에나 흔히 있을 법한 협약이 아니다. 현실에 적용해본 결과 무리가 따랐던 조항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정말 지킬 수 있는 조항으로 지금도 완성해 가고 있다.

무슨 변화가 있을까 싶었던 직원들은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작지만 울림이 있는 변화다.

김정덕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
지난 달 초 김포교육지원청사에서 열린 생활협약식 광경. 지난해 첫 협약 후 전 직원 협의를 거쳐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김포교육지원청 제공

■ '고치고 다듬고' 실제 지킬 것만 협약...직장문화 변화


'일주일에 한 번 팀별, 한 달에 한 번 팀 대 팀 티타임을 합니다', '외부인이 방문했을 때 서로 차(茶)를 준비합니다', '업무 공유 및 행사 준비 시 팀이 함께 참여합니다', '수요일마다 자기 자리를 정돈하고 사무실을 청소합니다', '회의시간 시작과 끝을 준수하고 결과를 공유합니다'

김포교육지원청 생활협약은 단순하다. 존중과 배려, 협력과 나눔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실제적인 소통이 있는 효율적인 회의를 추구하자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다들 반신반의했다. 특별히 뭐가 달라지겠느냐는 의문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작은 습관은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던 경직된 조직문화에 서서히 변화를 불러왔다.

황인석 장학사는 "벽이 허물어졌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였다"며 "그동안 '네 일 내 일'을 구분했다면, 생활협약이 적용되고부터는 서로의 일에 관심을 품게 되고 동료의 일도 나의 일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다"고 했다.

권위주의가 허물어져 가는 것도 큰 변화다. 황 장학사는 "사소한 하나라도 토론과 동의를 거쳐 결정하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고, 같은 이유로 부하를 하대하거나 무시하는 사례가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의미 있는 변화를 가능케 한 건 '지킬 수 있는 것만 협약해야 한다'는 김정덕 교육장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김 교육장은 "생활협약은 과거 김포 운유초 교장 시절 처음 시도했었고,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을 지내면서도 추진했던 정책"이라며 "교육장을 맡아 학교 현실로 돌아왔더니 이런 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유명무실해져 있더라"고 말했다.

이에 김 교육장은 거창한 구호만 앞세운 협약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판단, 실제 지킬 수 있는 협약을 구성원들 스스로 만들게 유도했다.

시행해 보고 도저히 불가능하다 싶으면 탄력적으로 수정해 나가자고도 직원들에 제안했다.

일례로 김포교육지원청이 지난해 생활협약을 최초 시작할 때는 '하루에 한 번 스트레칭'이라는 조항이 있었으나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생활협약에서는 제외했다.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교권침해·학생인권 갈등' 학교내로 확대 추진
김정덕 교육장 "스스로 자정 노력해야지 효과"
몽실학교·초등학교 공동학군제도 운영도 순항

■ 교육환경 근본개선 위해 학생·학부모·교사 등으로 확대


김포교육지원청의 생활협약이 주목되는 이유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공동체로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교육장은 "요즘 교육현장에 갈등요소가 많다. 대표적으로 학생과 학생 간 학교폭력, 여기에 따른 학부모 간 갈등, '교권침해' 내지는 '학생인권'문제로 불거지는 학생과 교사 간 갈등이 적지 않다. 또 어떤 경우는 한두 명의 아이 때문에 학급 전체의 교육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고, 학폭 문제는 법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갈등관계는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게 김 교육장의 지론이다.

김 교육장은 "공문을 하달해서, 또한 법을 따져가면서는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그래서 학생이 지켜야 할 협약, 학부모가 지켜야 할 협약, 그리고 교사가 지켜야 할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정하고 노력할 때에라야 학교현장의 수많은 갈등요소가 해소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각자 가정여건과 학교실태에 맞춰 지킬 수 있는 협약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정덕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정덕 교육장

김 교육장은 "예를 들어 학부모는 급한 일이 아니면 오후 8시 이후에 교사에게 전화를 하지 말자거나, 우리 가정은 오후 9시 이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면, 작은 협약이 실마리가 돼 학교현장에서 기적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내 권리만 찾지 말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며 존중하자는 게 생활협약의 기본정신"이라고 부연했다.

김포교육지원청의 교육실험은 생활협약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교육청 차원에서 설치한 의정부 소재 몽실학교에 이어 교육지원청 단위로는 최초로 지난해 문을 연 '김포몽실학교'도 운영 1년을 맞아 점점 커리큘럼이 진화하며 지역 교육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를 넘나들며 지역별 학교별 맞춤형 특성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소규모 초등학교 공동학군제 역시 순항 중이다.

김 교육장은 "평화교육에서 더 나아간 '평화통일교육'이 접경지인 김포지역 혁신교육의 핵심 가치이자 브
김포
랜드인 만큼, 김포를 통일체험학습의 거점으로 발돋움시켜 김포의 아이들이 통일시대 인재로 우뚝 서기를 희망한다"며 활짝 웃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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