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들이 1일 조업을 시작하는 우리보다도 먼저 연평도 해역에 꽃게를 잡으러 왔다. 연평도 앞 NLL 인근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풍랑을 피해 대기하고 있는 중국 어선들이 지난 30일 오후 경인일보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30여척이었던 중국어선은 31일에는 40여척이 관측됐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연평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수온 적당 어린 꽃게 밀도까지 높아
올해 꽃게 어획량 20~30% ↑ 전망
中어선 벌써 기승… 남북공동 숙제
朴시장 "시민들 체감 평화의 결실"
서해5도 어민들의 숙원이었던 어장 확대 정책이 발표된 이후 첫 봄어기 조업이 1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연평도 꽃게잡이 어선 38척을 포함해 서해5도에 등록된 204척의 배는 새벽 5시 30분 일제히 출항해 더 넓어진 어장에서 만선의 기대를 품고 조업에 나섰다.
특히 연평도가 대표 산지인 꽃게의 경우 어장 확대 효과에 더해 수온이 알맞고 어린 꽃게 밀도가 높아 지난해와 비교해 어획량이 20~3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예년과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 속에서 올해 첫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의 기대감도 그만큼 크다. 그러나 중국 어선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NLL 해상에 우리 어선보다도 먼저 등장해 조업하고 있는 점은 남북이 공동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연평도 어민회 성도경 회장은 "조업에 나서는 주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 남북 관계가 더 좋아져 추가적인 어장 확대가 이뤄지고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소득도 그만큼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평어장을 포함한 서해5도 전체 어장은 1천614㎢로 유지돼 왔으나 남북 화해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여의도 면적의 84배에 달하는 245㎢가 늘어나 1천859㎢로 넓어졌다.
1964년 이후 전면 금지됐던 야간 조업도 일출 전과 일몰 후 각각 30분씩, 총 1시간 더 허용된다.
국내 최대 꽃게 산지인 연평어장의 경우 2009년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이번 어장 확대와 함께 꽃게 산란에 알맞은 바다 환경이 조성되면서 어획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2009년 295만㎏을 정점으로 2010년 242만㎏, 2011년 225만㎏으로 계속 하락하다가 2013년 역대 최저인 97만㎏에 그쳤다. 2014년 이후에는 매년 110만~150만㎏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꽃게 어획량은 100만7천㎏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20~30% 늘어날 전망이다.
꽃게 어획량 증가 전망과 맞물려 서해북방한계선(NLL) 인근에 출몰하는 중국어선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에 따르면 지난 2월만 해도 연평도 NLL 해상에서 관측된 중국 어선은 하루 평균 11척에 불과했지만 3월 들어서는 하루 평균 34척까지 증가했다.
해경 측은 연평도에서 꽃게가 많이 잡힌다는 소문이 퍼지면 중국어선이 더 몰릴 것으로 보고 서해5도 해상에서의 경계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일부터 시작되는 서해5도 어민들의 첫 조업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해5도 어장 확대는 남북 평화 시대에 인천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평화의 결실"이라며 "어장 확대 이후 필요한 추가 조치들이 무엇인지 끝까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31일 연평도에 들어가 첫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여건이 안돼 일정을 취소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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