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미세먼지 해결은 정부노력·국민적 공감에서 출발

주한돈

발행일 2019-04-04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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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경제적 비용 '4조230억' 추산
환경 위협하는 요소에 세금 부과
대규모 공공시설 등 기준치 강화
주변국들과 공동연구 과학적 규명
후손위해 적극적인 '기후인식' 필요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무색할 만큼 올봄은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가야겠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한다. 초창기에 "뭐 대단한 거라고?" 말하던 지인들도 이젠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을 꺼린다. 심한 날에는 실내에 있어도 목이 칼칼하다. 이제 미세먼지는 사회적 재난으로까지 규정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로 인한 경제적 비용은 4조230억원으로 추산됐다. GDP의 0.2% 수준이다. 응답자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가장 심각한 피해로 '건강 악화'(59.8%)를 꼽았고, '실외활동 제약'(23.5%), '스트레스 증가'(10.3%), '공기청정기·마스크 등 구매 비용 증가'(4.7%)의 부담을 들었다.

이 미세먼지의 답답함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정책이 가장 직접적이고 신속한 영향을 주게 된다. 당장 환경을 위협하는 것에 세금을 부과하고, 자국민을 나쁜 환경에서 보호하기 위해 공공기관을 비롯한 대규모 시설에 환경 기준치를 강화하게 된다.

더불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범국가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중국 등 주변국의 영향'(73.8%)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선 '중국 등 주변국과 공동연구를 통한 과학적 규명'(67.9%)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답변 또한 가장 많았다.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하는 정부의 말에 듣는 국민들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70년대 영국은 자신들이 만든 오염물질이 스웨덴에 산성비를 내린다는 결과를 인정하길 거부했다. 스웨덴은 꾸준히 산성비 문제를 국제이슈로 만들었고, 결국 1979년 11월 영국과 독일을 포함한 유럽 31개국이 '협약' 체결해 산성비 문제를 해결했다. 환경부가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위성으로 한반도의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을 규명하는 공동 조사를 추진 중이고, 미세먼지 범사회적 기구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위촉하여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생겨 다행스럽기 그지없지만, 좀 더 발 빠른 정부의 행보가 간절하다.

잘 가꾸어진 자연과 사람이 살기 좋은 쾌적한 환경은 엄청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향후 미래 가치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제 미래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학적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기술적 해결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종과 부산에 구축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는 정보통신 기술과 공간정보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 생활 속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문제를 분석·해결하고 시민들이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하게 된다.

내가 근무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실외에서 측량을 해야 하는 일이 거의 대부분이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궂은 날에도 바깥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직원들이 생각나서 출근길 마음이 무겁다. 맑은 하늘 아래 봄볕에서 겨우내 웅크렸던 몸을 펴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유년시절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따스한 봄날, 두꺼운 마스크를 끼고 종종걸음 치는 아이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

가장 장수하기 좋은 사람은 딱 죽지 않을 만큼 큰 병에 한 번 걸려본 사람이라고 한다. 어쩌면 '이놈의 미세먼지!'하고 모두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절대적 공감을 일으켰을 때가 가장 좋은 환경으로 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가장 심각하나 가장 대책이 느린 분야이며, 모두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주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누구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분야라고 한다. 우리 후손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 정부와 기술, 범지구적 단체와 평범한 사람들의 적극적인 '기후인식'과 '기후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주한돈 LX(한국국토정보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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