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월해진 예타(예비타당성조사) 제도, 국가재정 악화는 안된다

경인일보

발행일 2019-04-05 제19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년 만에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가 달라진다. 예타 개편안의 핵심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가방식 이원화다. 수도권 사업은 경제성과 정책성만을 평가하고, 비수도권 사업은 경제성 평가를 줄이고 지역균형 평가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우선 수도권 입장에서도 이번 제도 개편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수도권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평가할 때 불리했던 '지역낙후 평가' 항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 인천의 접경·도서·농산어촌 지역에는 비수도권 평가지표를 적용한 것은 수도권 역내 균형발전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정책성 평가'에서 일자리 창출·주민생활여건 향상·환경성·안전성도 함께 살피고, 재원 확보 여부 및 사업추진의지·준비 정도도 예타 대상 사업을 선정할 때와 실제 평가를 진행할 때 별도로 고려된다. 이번 제도개편으로 예타의 문턱에서 좌절됐던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사업은 이미 조성된 5천억원의 재원이 가점을 받아 통과가 확실해졌다. 제2경인선 광역철도 건설사업과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사업도 청신호가 켜졌다.

실제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도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가 건의한 개선방안이 상당 부분 반영된 정부의 예타 제도 개편을 환영한다"면서 "신분당선 연장 예타가 조속히 통과되도록 도 차원의 노력을 하겠다"고 힘을 실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경제성 조사와 종합분석 평가를 분리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분석에서 제외한 점, 사업 추진부서 평가항목별 효과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도권 예타 항목 중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35~50%에서 60~70%로 상향한 대목은 부담스럽다. 경제성 평가항목이 수도권 국책사업 예타 실행시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환영과는 별도로 이번 예타 개편안이 정부재정의 방파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은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가장 큰 걱정은 선심공약을 양산하는 우리 정치현실과 예타 제도의 부실운영이 맞물릴 가능성이다. 대규모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사업들이 정확한 검증 보다 정치적 논리로 예타의 문턱을 마구 넘어서면 국가 재정의 파탄과 미래 세대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예타 진입의 문턱을 낮춘 만큼 운영의 객관성과 중립성은 확실하게 강화해야 한다. 이와관련 정부 산하 위원회에서 예타 종합평가를 담당토록 한 것은 재고해야 한다. 정치 외풍이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경인일보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