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돌여래여: 갑자기 찾아온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4-1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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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에 실려 있는 고대 정치의 아홉 가지 범주인 홍범구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첫 번째가 오행인데 그 오행 가운데 첫 번째가 물이고 그 다음이 불이다. 왜 정치를 하는 범주에 물이니 불이니 하는 물질들이 들어갔을까? 흔히 정치를 생각하면 시민 권력 투표 의회 행정 사법 등의 제도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정치의 가장 기본이 백성임을 생각해보면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 두말할 것 없이 사람들의 삶, 민생이다. 우리는 물이 없이 살 수 없고 불이 없이도 살 수 없다. 물과 불이 없이는 인간이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치범주에 물과 불이 기본으로 들어간 것은 이런 이유뿐만이 아니다. 물과 불은 우리의 생명줄도 되지만 우리의 재산과 목숨을 빼앗아가기도 한다.

전하는 기록에 고대 우임금이 홍수를 당해 큰 피해를 입게 되자 물에 대해서 전격적으로 인식을 달리하여 관찰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물뿐 아니라 불과 나무와 흙 등 이른바 오행에 관한 연구를 토대로 정치의 도리를 깨달아 후세에 전한 것이 홍범구주라 한다. 이 기록에 불에 관한 내용도 등장하는데 불은 기본적으로 위로 타오르는 성질인 염상(炎上)이라고 기록되어있다. 주역에서는 불은 이괘(離卦)에 해당한다. 불은 어디엔가 붙으려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불이 붙어 타오르는 다양한 모습 가운데 돌연히 찾아온다는 돌여래여(突如來如)라는 표현도 있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과학문명이 초고도로 발전한 시대라지만 물과 불이 인류에 주는 파괴력은 여전하기 때문에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조심하며 체계적으로 예방하는 것만이 수마나 화마를 줄이는 상책일 것이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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