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한국재벌사·103]엘지-11 빅딜과 LG디스플레이 설립(상)

효자기업 'LG반도체' 현대전자에 넘어가

이한구 기자

발행일 2019-04-16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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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는 국내 기업들의 빅딜을 단행하는 계기가 됐다. 이 시기 반도체 중복 투자로 LG반도체는 현대반도체에 지분을 넘겼다. 사진은 1984년 금성반도체가 국내 최초로 8bit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모습. /LG그룹 제공

4대재벌 엄청난 '부채비율'
그룹간 반발로 '빅딜 난항'
정부, 대출중단 내세워 압박
가전, 삼성과 갈수록 격차
2015년 영업익 '25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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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말 느닷없이 국내에 도래(?)한 외환위기의 국민경제적 충격은 엄청났다.

최정상의 대우그룹을 비롯해 국내 30대 재벌의 3분의 1이 부도로 좌초하거나 공중분해 됐다. 전국적으로 2만2천여개의 기업이 도산했는데 그중 흑자도산 기업 수만 해도 7천여 곳을 헤아린다.

덕분에 250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실직하는 아픔을 겪었다. 살아남은 기업들도 고전하긴 마찬가지였다. 지나치게 높은 부채비율이 화근이었다.

4대 재벌의 부채비율은 1998년 말 기준 삼성그룹(275.7%), 현대그룹(449.3%), LG그룹(341%), SK그룹(354.9%) 등이었다.

계열사들 상호 간에 서로 빚보증해서 은행자금 등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수법으로 몸집을 불렸던 것이다.

>> 1997년 외환위기 '충격'

당시 초미의 국가적 과제는 기업들의 부채축소로써 김대중 정부는 구조조정작업의 목적으로 재벌들 상호 간에 대형 사업체들을 맞교환하는 식의 빅딜(big deal)작업을 강제로 단행했다.

외환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대기업의 중복투자라고 봤기 때문에 기업 간에 서로 중복되는 투자를 줄이기 위함이었다.

빅딜은 1998년 9월 4일 전경련의 발표로 구체화 됐는데 빅딜 대상은 삼성, LG, 대우, 현대, 한진 등 5대 그룹에 국한하고 대상사업으론 반도체(현대전자+LG반도체), 석유화학(삼성종합화학+현대석유화학+외국자본), 발전설비(현대중공업+한국중공업), 항공(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 자동차(기아 유찰시 현대, 대우, 삼성 간에 조정), 철도차량(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정유(한화에너지+현대정유) 등 7개 업종이었다.

그러나 해당 그룹 간의 이해득실에 따른 반발과 대규모 감원문제 등 때문에 난항을 거듭한 끝에 현대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LG반도체를, 현대정유는 한화에너지 정유 부문을 각각 흡수했으며 항공은 삼성, 현대, 대우중공업 등 3사를 통합해서 한국우주항공(KAI)을 설립하는 식으로 마무리됐다.

1998년 정부는 전경련을 앞세워 구본무 회장에게 LG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길 것을 종용했다.

정부는 빅딜의 기본방향을 재계서열 순위가 빠른 기업이 하위 기업의 사업체를 인수하기로 하고 빅딜에 불응하는 기업에는 대출중단 등을 내세우며 압박했다.

>> 반도체사업 이원화

LG반도체는 1989년 5월 청주와 경북 구미에 생산시설을 갖춘 금성일렉트론으로 설립돼 1995년에 LG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한 효자 기업이었다. 1995년 한 해 동안에만 순이익이 9천억원을 기록했다.

LG가 승복하지 않자 이헌재 금융감독원장의 주선으로 1999년 1월 6일 구본무 회장은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아쉽지만 국가 경제를 위해 LG반도체를 내놓겠다. 이왕 포기하는 거 100%를 현대에 넘기겠다"고 정부의 지시를 받아들였다.

현대전자에 인수된 LG반도체는 2001년 3월에 (주)하이닉스반도체로 상호를 변경하고 8월에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했다. 2012년 2월 SK텔레콤(주)이 최대주주가 된 뒤 3월에 SK하이닉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 결과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와 현대 하이닉스로 이원화됐으며 가전 부문은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삼원화됐다.

이를 계기로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 간에는 갈수록 외형의 격차가 벌어졌다.

2015년 삼성전자의 실적은 매출 200조6천500억원, 영업이익 26조4천100억원인데 비해 LG전자는 매출액이 56조원5천90억원에 영업이익은 1조1천923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액은 4배 이상, 영업이익은 25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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