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가장 '나' 답게 사는 '우리' 집

김수동

발행일 2019-04-17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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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밀화된 도시 주거 갈등 진원지로
잇단 시민 발길 공동체주택 설명회
'비싼 집값·단절된 관계' 대안 주목
수요맞춤·지불가능·좋은이웃 장점

'외롭고 힘든 시기 대비' 바로 시작

수요광장 김수동2
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
얼마 전 우리 협동조합이 공동주관하는 수도권 협동조합형 공동체주택 입주자 모집 설명회가 있었다. 충분히 여유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 주셨다. 공동체주택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실감했다. 여러 해 동안 공동체주거 전도사를 자처하며 공동체주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던 나로서는 매우 보람된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집값이다. 개인이 홀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싸져 버린 집값은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는 물론 보통의 중산층마저도 하우스푸어와 전세난민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다음은 '관계'의 문제다. 빠르게 진행된 도시화 속에서 개인의 자유와 이익을 중시했던 우리 사회는 어느새 함께 사는 법과 공동체 기반을 잃어버렸다. 과밀화된 도시 주거 환경에서 관계가 단절된 우리의 집은 많고 다양한 주민갈등과 세대갈등의 진원지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동체주택이 하나의 대안으로 시민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동체주택은 일반 주택과 무엇이 다른가?

첫째, 나의 필요에 맞는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수요자 맞춤형 주택이다. 사업자에 의해 만들어진 집에 맞추어 사는 집이 아니라 나의 필요에 맞도록 집의 크기와 공간을 직접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둘째, 지불 가능한 집이다. 사적소유를 압박하는 현 주택시장에서 대출 없이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상당한 빚을 지고 집을 살 수밖에 없으며, 집을 사고 나면 집값에 집착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공동체주택은 소비자주도 건축으로 집값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으며, 공유공간을 활용하여 내 집을 작게 해도 불편하지 않게 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개인소유, 협동조합소유, 임대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내 형편에 맞춰 적정비용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셋째, 관계가 살아 있는 집이다. 공동체주택은 서로가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기 원하는 사람들이 모인 집이다. 이들의 관계는 과거와 같이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힌 부담스러운 관계가 아니다.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여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무시하는 폭력적 관계는 더더욱 아니다. 가치와 취향을 중심으로 모인 자율적 개인의 느슨하면서도 열린 공동체이다. 이러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독립적이면서 고립되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는 것이다.

공동체주택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지만 이상 이야기한 3가지가 일반주택과 비교될 수 있는 가장 큰 차이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동체주택은 함께라서 가능한 것이다. 당연히 공동체주택의 개발절차 또한 일반주택과 확연히 다르다. 일반 주택은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분양하고 집이 지어진 후에 입주를 하게 된다. 하지만 공동체주택은 입주희망자 모임이 먼저 형성된 후에 건축과 공동체 관계형성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집만 짓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웃으로서의 관계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과정이 중요하다. 따라서 공동체주택의 주민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마련하는 소비행위가 아니다.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소중한 이웃과 함께 나답게 우리답게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인 것이다.

다양한 자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공동체주택을 이야기하고 집과 주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공감을 한다. 하지만 막상 언제쯤 공동체주택을 실행에 옮길 것이냐고 물으면 다양한 답이 나온다. 자녀들 독립하고 난 후에, 심지어 더 나이 들어 홀로 남은 후에 생각해 보시겠다 하는 분도 계시다. 이 말의 의미는 지금 당장 절실한 문제는 아니기에 막연하게 후일로 미루는 것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나이 들어 특별한 일 없고 외롭고 힘들 때' 공동체를 찾겠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나이 들어 외롭고 힘든 나를 누가 반기겠는가? 공동체주거는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외롭고 힘든 시기를 대비하여 바로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김수동 더함플러스 협동조합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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