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서북공심돈 인근 소화전에 녹이 슬고 제작연도표기까지 지워져 정상작동이 의심되는 낡은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
훼손 줄이려 가스형 동시설치 권고
부식 방치·이산화탄소형도 버젓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도 화재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녹이 슨 소화기가 '정상'으로 비치돼 있는가 하면, 목조 문화재에 사용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 소화기도 버젓이 놓여 있었다.
특히 목조 문화재에 분말소화기만 비치돼있는 등 문화재청의 '가이드라인'에 벗어나는 사례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호법 제14조에서 규정한 화재·재난방지를 위한 설명서인 '목조문화재 소방시설 가이드라인'을 마련, 소방시설물에 대한 기술기준을 명시했다.
이에 따르면 목조문화재에 비치되는 소화기는 A급 화재(재를 남기는 화재)를 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말소화기와 더불어 청정소화기(가스형)를 각각 1개씩 동시에 설치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16일 취재진이 수원 화성은 점검한 결과 가이드라인에 벗어난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북공심돈에는 녹이 슬어 제작연도가 지워진 소화기가, 서장대에는 이산화탄소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다.
이산화탄소 소화기는 A급 화재 진화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목조 문화재에는 일반적으로 비치되지 않는다. 심지어 성곽에 위치한 대부분의 목조건물엔 청정소화기는 찾을 수 없었다. 대신 분말소화기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수원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가이드라인과 맞지 않는 미흡한 부분을 철저하게 조사해 즉시 보완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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