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종즉유시: 마치면 곧 시작함이 있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4-18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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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환하게 울긋불긋 피어 있는 꽃에 마음이 설렌다. 한편으로는 생기를 느끼고 한편으로는 무상함을 느껴서일까?

지금은 생기를 전해주는 저 꽃들도 곧 순간의 영화를 뒤로하고 저버리겠지. 그러나 꽃은 저버려도 내년 봄이 되면 또 찾아올 거라는 기약이 있다. 꽃이 피고 지며 영락을 반복하는 현상에서 고인들은 영원을 기약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꽃이 피어있는 채로 영원을 기약하는 것이 아니라 영락을 반복하듯이 생멸을 반복하면서 영원을 기약하는 것이다.

주역의 항괘는 항구함을 유지하는 도리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는데 그곳에서 '사시도 변화를 통해 오래도록 유지한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변화란 다름 아닌 반복적인 변화이다. 꽃도 그렇고 사계절도 그렇듯이 반복적인 변화야말로 항구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모든 생명체가 이런 항구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반복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체의 특징이 대사와 복제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대사의 핵심은 외부와의 에너지 교류이고 복제란 자신의 형태를 존속하고자 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개나리꽃은 내년에도 올해 본 모습을 유지한 채 피었다 질 것이다. 사람도 생명체 가운데 하나라는 면에서 보면 마찬가지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죽고 사는 생사는 20만년 전에 출현한 인류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원리라고 할 수 있다. 피었다 곧 질 꽃을 보고 주역의 '마치면 곧 다시 시작한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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