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희망고문'… 경인지역 입주기업 '휴·폐업' 속출

정운·이준석 기자

발행일 2019-04-22 제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2019011501001060300049771.jpg
사진은 개성공단 전경. /경인일보DB

경기 37곳중 경영난 6곳 가동중단

인천 대화연료펌프는 결국 '부도'
전국적으로 9%, 사실상 폐업상태
방북 신청 승인도 8차례나 미뤄져

경인지역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생산 및 운영을 중단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신청 승인마저 8차례 미뤄지면서 재가동을 기대하는 입주기업들은 희망고문 속에 하루하루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경기도에 본사를 둔 37곳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6곳이 경영 악화 등으로 휴업 상태에 들어갔으며 인천시는 17곳 가운데 1곳이 부도로 이어졌다.

파주시 소재 재활용품 처리 업체 A사는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을 수거해 처리하며 성장했지만, 지난 2016년 2월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장비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한때 넘쳐나는 재활용품을 처리하기 위해 특수 장비를 3대까지 늘린 터라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후 국내에서 일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재활용품 처리업계가 이미 포화상태라 결국 A사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반년 만에 휴업을 선택했다.

양주시의 의류업체 B사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생산량 감소로 인해 거래처의 70%를 잃고 매출이 반 토막 나는 사태를 맞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특별대출을 받아 급한 대로 장비와 사무실을 마련해 제품 생산에 나섰지만, 이미 거래가 끊긴 거래처와의 신용 회복은 쉽지 않았다.

B사는 폐업을 고민하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재입주할 수 있다는 희망에 최근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인천 (주)대화연료펌프는 휴업을 떠나 부도까지 이어졌다. 기계식 연료펌프의 90%, 오일 필터의 90%를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며 국내 연료펌프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이 업체는 올해 2월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폐쇄 후 충남 당진에 대체공장을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웠지만, 높은 인건비에 제품을 생산할수록 적자만 늘어 5억원 상당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결국 부도를 맞았다.

전국의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시름도 깊은 상황이다. 총 108곳의 개성공단 입주 기업 가운데 77%인 83곳이 경영난을 겪고 있고 9%인 10곳은 휴업 등 사실상 폐업 상태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인건비 등 경영자금 부족, 주문량, 설비 부족 등을 호소하면서 2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98%는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를 불신해 말을 아끼는 기업이 많아서 그렇지, 실제 폐업 또는 휴업한 업체의 수는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수보다 많을 것"이라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공단 재가동이라는 희망을 안고 하루하루 버티고 있지만, 이러다 모두 폐업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정운·이준석기자 ljs@kyeongin.com


정운·이준석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