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꽃]꽃 좀 보소

권성훈

발행일 2019-04-23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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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세상살이 하루해도 지겹지만



그래도 봄이 석 달, 가지마다 꽃이로세



목련꽃 이마 좀 보소, 환히 웃는 꽃 좀 보소.


정완영(1919~2016)

권성훈(새사진201901~)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꽃들도 저마다의 얼굴을 가졌다. 모양과 빛깔 그리고 크기가 다르지만 그것들은 겨울의 적막을 등불처럼 사방을 밝히면서 시간을 벼려온 존재들, 지금 세상 밖에는 '석 달' 동안 전개되는 봄의 향연이 한창이다. 그 속에서 초대권 없이 자연이 베푸는 축제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잡아두며 활짝 핀 '꽃의 얼굴'과 동화된다. 말하자면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세상살이 하루해도 지겹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통의 크기'를 줄이고 '슬픔의 온도'를 낮추게 만든다. 그렇다면 '석 달, 가지마다 달린 꽃'들은 그러한 '환히 웃는' 사연을 매달고 있는 것. 생각다, 생각다 못해 뚝 떨어지는 '목련꽃'처럼 일순간에 고뇌에 찬 당신의 이마를 당겨주기도 한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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