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 유착통로 될라"… 물갈이 나선 인천 경발위

박경호·이현준 기자

발행일 2019-04-24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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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위원회 280명 위원 분석… 자영업·기업 임원 52% 차지
임기제한없어 터줏대감화 "유력인사 만남창구" 우려목소리
인천청 "버닝썬 사태로 본청 재정비 지침… 내달까지 교체"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 각 경찰서가 운영하는 민간협력단체인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절반 이상이 사업가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물의를 빚고 있는 '버닝썬 사태'로 인해 최근 경찰과 민간 사업자 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발전위원회가 민원이나 사건 청탁에 악용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경찰이 재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의 경찰발전위원회(이하 경발위) 현황을 보면, 이달 17일 기준 인천경찰청과 인천지역 10개 경찰서의 경발위는 위원 280명을 두고 있다.

경발위 위원 중에는 자영업자가 82명(29.2%)으로 가장 많고, 기업 임직원이 64명(22.8%)으로 뒤를 이었다.


민간사업과 연관된 위원이 전체 위원회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직인 의료계 종사자는 36명이고, 교육분야가 14명, 변호사는 6명에 불과하다. '기타'로 분류된 직업군 36명은 대부분 여성 몫 위원인 주부라는 게 경찰 설명이다.

인천서부경찰서는 경발위 위원 30명 가운데 23명을 자영업자·기업 임직원으로 채웠다. 인천연수경찰서도 위원 22명 중 절반이 넘는 12명이 자영업자다.

경발위는 임기를 2년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임제한이 없다.

인천지역 경발위 위원 280명 중 117명(41.7%)은 7년 이상 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중부경찰서의 한 위원은 1991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28년 동안 경발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11년 넘게 경발위에 소속된 위원은 37명에 달한다. → 표 참조

경발위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경찰의 민간협력단체를 1999년 경찰청 예규로 '경찰서행정발전위원회'로 규정하면서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2009년 경찰발전위원회로 이름을 바꾸고 지방경찰청도 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했다.

경발위 운영규칙이 규정한 목적은 공정하고 합리적인 치안정책 수립과 경찰행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위원 자격은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덕망 있는 교육자, 변호사, 시민단체 대표 등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다.

하지만 인천지역 경발위에 사업가 비율이 과도하고, 특정 인사가 너무 오랫동안 위원을 맡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발위는 보통 분기마다 1번씩 경찰 치안과 시책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할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경찰 내부에서도 나온다.

인천지역 경찰서 소속의 한 경위는 "경찰서장이 민간의 유력 인사들을 만나고 싶을 때 그 통로 역할을 할 뿐"이라며 "특별한 기능도 없는 친목단체 느낌이 강하고, 유착의 연결고리가 될 우려가 많아 개선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버닝썬 사건 관련해 경찰청 본청에서 경발위 재정비 지침이 내려왔다"며 "다음 달까지 자영업자나 기업 대표 비율을 40% 이하로 낮추고 변호사, 의료계, 시민단체, 교육자 등 비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준·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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