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마이너스 성장' 비상등…하반기 반등할까

소비·투자·수출 부진…정부소비 증가율 4분기 3.0%→1분기 0.3%
하반기 회복 놓고 전망 엇갈려…추가부양책·금리인하론 고개

연합뉴스

입력 2019-04-25 09: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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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0.3%)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가 퍼지고 있다.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뒤이은 특단의 경기부양 조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경제가 뒷걸음 친 것은 소비부터 정부지출, 투자, 수출에 이르기까지 경제 상황 전반이 부진했던 탓이다.

정부지출은 정부의 예산 조기집행에도 불구하고 실제 자금집행이 실현되기까지 소요되는 시차 탓에 1분기 GDP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날씨 변화나 수출업체의 생산차질 등 일시적인 요인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GDP를 구성하는 지출항목별로 보면 그동안 내수를 뒷받침해줬던 정부소비 감소가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1분기 정부소비는 0.3% 증가해 작년 4분기의 3.0% 증가에 크게 못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의 경우 사업 준비에 시일이 걸리다 보니 경제지표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조기집행으로 예산을 집행 속도를 높였다고 하지만 정부가 자금을 집행했다고 곧바로 산업활동 통계에 잡히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투자는 더 좋지 않았다. 설비투자는 1분기 중 10.8% 감소했는데, 작년 4분기 선박·항공기 및 반도체 장비투자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집중된 게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 부진도 성장률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지난해 성장세를 이끌었던 수출은 올해 들어 전분기 대비 2.6% 감소했다. 작년 12월 이후 수출금액 감소에 이어 2~3월에는 실질 성장률과 밀접한 수출물량 감소가 함께 나타났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의 감소폭이 컸다.

민간소비 역시 날씨 영향으로 의류 지출과 의료 서비스 지출이 줄어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1%로 2016년 1분기(-0.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경기침체(Recession)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0.3% 성장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라며 "지난주 한은이 내놓은 2.5% 연간 성장률 전망도 시장은 믿기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시적인 요인 등이 작용했음을 고려할 때 하반기 경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한은은 지난 18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재정집행 확대,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에 힘입어 경기 흐름이 '상저하고'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수치가 굉장히 충격적"이라면서도 "중국 경기가 개선되면 하반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 전망을 두고 시장 전문가들도 평가가 엇갈리고 미국 경기 하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하반기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경기 둔화로 반도체 경기 회복도 쉽지 않다"며 "하반기도 하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에 켜진 '비상등'에 정책당국이 이번 추경 이후 추가 비상대책을 내놓는 게 불가피하다는 견해에도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수출과 투자 감소를 보면 경제위기 수준이라 봐도 될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면 추경 6조7천억원은 부족해 보이고 금리 인하론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2일 추경 편성안 사전 브리핑에서 "추경만으로는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2.6~2.7%)가 달성되리라 보지 않는다"고 해 추가 부양조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470조원대 '슈퍼예산'과 6조7천억원 추경만으론 경기둔화세를 막기에 역부족임을 시인한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