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주52시간제 '서민 희생'으로 때우나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9-04-26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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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600명 확충 250억 추가부담 예상
운행 줄이고 적자 노선 폐쇄등 나서
승객 시간·수고 빼앗아 '재정절감꼴'
황금노선 집중 방지 '준공영제' 무색


인천시가 버스 준공영제 노선에 투입되는 재정을 줄이기 위해 버스 운행 횟수 감축과 노선 통폐합 추진을 단행하기로 해 시민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당장은 수백억원대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지 모르지만 배차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이는 시민들이 버스를 외면하도록 하고 수익 악화로 이어져 결국은 준공영제 투입 예산을 더 늘리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인천시와 버스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는 내년 7월 버스 기사 추가 채용에 따른 막대한 추가 재정 부담이 예상되자 아예 버스 운행을 줄이기로 했다.

현행 주 68시간 근무체제에서 1천860대의 준공영제 버스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4천명의 근로자가 필요하다.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전면 시행되면 600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데 250억원의 추가 인건비 부담으로 연결된다.

인천시는 지난 2009년부터 버스 노선의 운송원가를 보장해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다. 매년 1천억원 가량의 적자를 보전해주고 있고, 현 추세대로라면 수년 뒤 2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재정 절감을 위해 버스 배차 간격 조정, 적자 노선 폐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를 집중 운영하고, 낮 시간대나 휴일에는 배차 간격을 큰 폭으로 늘려 '공차(空車)'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표준 운송원가(5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적자 노선도 폐쇄하고, 마을 곳곳을 구불구불 다니는 노선도 직선화해 유류비를 절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결국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서민들의 시간과 수고를 빼앗아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얘기다. 황금 노선에만 버스가 집중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준공영제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

특히 재정지원 없이 3년 단위로 면허를 갱신해 운영하는 한정면허 노선을 일부 폐선시켜 준공영제 노선 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은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동안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면허를 갱신해 왔던 터라 내구연한이 남은 버스에 대한 업체 측 손해배상 청구와 근로자들의 고용 승계 문제가 예상된다.

인천시는 노선 감축 규모와 통폐합 노선 대상을 산정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의 노선개편 방침과 배경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버스 대수를 유지하면서 주 52시간을 적용하려면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야 해 부담이 크다"며 "버스 감축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고, 한정면허 노선 근로자들도 준공영제 노선으로 고용을 승계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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