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법안 관철' vs '회의장 점거' 대치속 '패스트트랙 임박'

4당-한국당 충돌… 국회 난장판

정의종·김연태 기자

발행일 2019-04-26 제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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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제출 시도에 충돌하는 민주당과 한국당
국회 사개특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5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검경수사권조정법안 제출을 시도하자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당 바른정당계 반발 팩스신청
문의장 '병상 결제'로 사보임 허가

한국당 선진화법 무색 육탄 저지
여야4당 공수처법만 간신히 제출

선거제·개혁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우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여야가 물리적 충돌까지 벌이며 극렬 대치하면서 국회는 전날에 이어 25일에도 난장판이 됐다. 국회 의안과에 패스트트랙 패키지 법안을 접수하려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자유한국당의 '처절한 전투'가 하루 종일 곳곳에서 이어졌다.

애초 여야간 대치는 예상됐었지만, 또 다시 국회선진화법마저 무너져내릴 만큼 국회 상황은 심각하게 전개됐다.

이날 극렬 대치 국면은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의원 사보임 문제로 시작해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 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 의결을 관철하려는 여야 4당에 맞서 자유한국당이 '회의장 점거'라는 강수를 두면서 악화됐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강력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언한 오 의원의 사보임을 강행했다.

오 의원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사개특위 의결정족수(11명·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 이상) 부족 사태가 예견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국회 의사과에 모여 오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교체하는 인편 접수를 저지하자 바른미래당은 팩스로 신청서를 제출했고, 문희상 의장은 '병상결제'로 오 의원의 사보임을 허가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에도 공수처 합의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 권은희 의원마저 사보임하고 임재훈 의원으로 교체하면서 당 안팎의 비판을 불러왔다.

이 가운데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에 대비해 전열 재정비에 주력했다.

사법개혁 법안 입법에 사활을 건 민주당은 이날 오후 정개·사개특위 전체회의에 대비해 자당 위원들에게 '국회 비상 대기령'을 내리는 한편, 회의를 통해 법안 내용과 패스트트랙 전략을 가다듬었다.

반면, 한국당은 전날 밤부터 정개·사개특위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445호)과 사개특위 회의실(245호, 220호) 3곳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한국당은 회의실마다 의원 20∼28명을 보내고 보좌진·당직자도 총동원하는 등 사실상 육탄방어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으로 교체된 채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도 점거했다. 이들은 채 의원 방 출입문 앞에 소파 등을 놓고 채 의원이 사무실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채 의원이 112·119에 '감금 신고'를 하면서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소동 끝에 한국당 의원들이 물러서면서 채 의원은 자신의 방에 갇힌 지 6시간만인 오후 3시께 의원회관에서 나와 운영위원장실로 이동했다.

채 의원 합류 이후 여야 4당 원내 지도부와 사개특위 간사단 등은 법안에 대한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는데 속도를 냈고,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공수처 설치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법안의 조율을 마치고 국회 제출을 시도했다.

백혜련(수원을)·송기헌·표창원(용인정) 민주당 의원 등은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안과 앞을 점거하자 팩스를 이용해 공수처법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의안과 팩스가 파손되면서 나머지 법안을 추가로 제출하기 어렵게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직접 법안을 인쇄해 의안과를 찾았다가 한국당 의원들과 수차례 충돌했다.

한편,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까지는 최장 330일(상임위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부의 60일)이 걸린다.

상임위별 안건 조정제도, 본회의 부의 시간 단축 등을 통해 시간을 줄이더라도 본회의 처리까지는 240∼270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본회의 표결이 빨라야 내년 초에나 이뤄지는 셈인데 이 기간 국회는 사실상 마비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라 추후 상황이 주목된다.

/정의종·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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