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보며

김달수

발행일 2019-05-01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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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143개 목조문화재 소재
화재위험성 시민의식 중요
소중한 역사적 가치 보존하고
불상사 되풀이 되지 않도록
관련분야 많은 관심과 노력 필요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10)
1163년 교황 알렉산데르 3세가 초석을 놓으면서 182년 동안 지어올린 대성당. 700년간 유럽 역사의 현장이자 숱한 질곡의 나이테를 간직하고 있는 곳.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마의 위력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버렸다. 불타는 역사 앞에 프랑스 사람들은 망연자실했고 세계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샤르트르 대성당, 랭스 대성당, 아미앵 대성당 등과 함께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에서 제일가는 가톨릭의 성소이자 대중적 명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웅장하며 아름다운 건축물의 대명사다. 높이 69m의 바실리카 구조로 축조됐고 남북의 측면에는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의 명층이 줄을 잇는다. 눈부신 예술성을 자랑하는 지름 13m의 '장미 창', 외부의 균형 잡힌 구조와 다채로운 조각상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그러나 17세기 루이 13세는 성당 내부를 대리석과 청동장식으로 형태를 달리하고, 루이 15세 때에는 궁중가마의 통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중앙문을 넓히는 등 수난 아닌 수난을 겪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당시는 부패한 가톨릭을 향한 공격의 대상이 되어 훼손되기도 했다. 심지어 성당 내부가 외양간으로 사용되는 조롱을 겪는다. 1804년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 즈음에는 역사적 이벤트를 위한 리모델링으로 오히려 더 황폐하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성당의 훼손, 파괴를 막으려고 쓴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마침내 성당 재건이 시작되었고, 1864년 오늘날의 모습을 갖춘다.

프랑스에 가면 반드시 찾아야 할 관광지 중 외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이며, 유럽 내에서도 가장 많은 관광객이 발길을 재촉한다. 2012년 한 해 동안의 관광객 수가 1천400만명을 넘었다. 루브르 박물관이 그 다음으로 연간 90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것을 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부활절을 며칠 앞두고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을 성당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꼭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필자의 소망은 당분간 이루기 힘들 듯하다.

우리도 화재로 문화재를 소실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낙산사에 옮겨붙어 보물 제497호 낙산사 동종이 흔적도 없이 녹아내렸고 대웅전, 보타전, 원통보전, 요사채, 홍예문 등이 전소되었다. 그리고 2006년 5월 세계문화유산 및 사적 제3호인 서장대가 늦은 밤 20대 취객의 방화로 2층 누각이 전소되었다. 당시 서장대는 수원화성의 문화유적 중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임에도 야간 순찰 인원 및 소화전이 없는 상태였다. 2008년 2월 국보 제1호인 숭례문이 70대 남성의 어처구니없는 방화로 석축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붕괴, 소실된 참담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많은 문화재가 화마로 인해 소실됐는데, 문화재는 목조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에는 143개소의 목조문화재가 있다. 소화기, 소화전, 불꽃감지기, 방수총 등 방재시설을 전반적으로 구축하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문화재를 관리하는 주체와 우리의 화재 안전 의식이다. 화재는 예고 없이 오기에 문화재 관리 주체는 화재의 위험성을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심신의 피로를 풀고 삶의 활력을 얻기 위해 문화재를 즐기는 우리도 화기 취급 요령을 알아두고 위험 요소를 감지하면 발견 즉시 119나 관계자에게 알려주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문화란 장구한 세월, 역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며 문화재의 파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의 상실로 이어지기에 문화재 보호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금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이겨냈고 앞으로도 이겨낼 것이기에 예전의 그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도해본다. 그리고 이번 눈물의 사태를 계기로 이런 불상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도 문화재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 예산 투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김달수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더불어민주당·고양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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