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에게 듣는 중국 이야기·(5)민간 토지거래 관행]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토지의 자세한 서술

박경호 기자

발행일 2019-05-07 제1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IMG_6366
지난 2일 오후 7시 남동구 미추홀도서관에서 열린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 시민강좌에서 허혜윤 인천대 중국학술원 교수가 '민간계약문서로 본 중국의 토지거래관행'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미추홀도서관 제공

계약서엔 면적·사방 경계 설명
거래 사유·중개인·증인 등 게재
특약·분쟁의 소지에 처리법까지
명청대→중화민국 큰 변화 없어

2019050101000144300004852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인천시 미추홀도서관, 경인일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2019년 인천대 중국·화교문화연구소 시민강좌 '저자에게 듣는 중국 이야기'의 다섯 번째 강좌가 지난 2일 오후 7시 인천 남동구 미추홀도서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좌에서는 허혜윤 인천대 중국학술원 연구교수가 2018년 쓴 '민간계약문서로 본 중국의 토지거래관행'(학고방)을 주제로 강연했다.

■다음은 강연 요지


중국의 토지계약문서는 지계(地契), 지권(地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중국 역사상 민간에서 토지 매매, 전당, 소작 계약 때 작성했다.

토지계약서의 기본 내용은 명·청대를 거쳐 중화민국 시기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 없이 일정한 양식을 갖추고 있다.

토지계약문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래되는 토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면적과 사방(동서남북)의 경계에 대한 서술이 중요하다.

명·청 시기 이후 토지 면적 단위로는 주로 '묘(畝)'를 사용하였으며, 지역과 시기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1묘는 약 200평 정도이다.

사방의 경계는 보통 사지(四至)라고 한다. 거래 대상인 토지 전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후 해당 거래를 하는 사유도 기록한다.

생활의 곤궁함 등의 경제적 원인이 대부분이지만, 농사짓기에 불편한 위치라서, 다른 재산을 취득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사유들도 등장한다.

거래 당사자 이외에도 중개인, 증인, 대필인 등 다양한 인물군이 토지계약문서에 나타난다. 거래를 원하는 사람이 중개인을 찾고, 중개인은 거래 당사자 쌍방 사이에서 가격 등의 여러 가지 사항을 조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거래가 결정되면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해당 거래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뒤 당사자들과 중개인, 증인, 대필인 등이 서명한다.

이런 인물들은 대개 친족 범위 내에 있다. 마을의 보갑(保甲·중국 소단위 자치단체) 등과 관련한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다양한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특약사항도 토지계약서에서 설명한다. 거래 대상인 토지·가옥 등을 둘러싸고 벌어질 수 있는 분쟁의 소지를 설명하고, 이런 상황을 방지하거나 실제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중국 고대부터 존재한 토지계약문서는 처음에는 단순히 개인 간 계약을 증명하는 문서였다. 후대로 오면서 개인 간 계약문서 작성의 전통은 보편적인 민간의 관행으로 굳었다.

이러한 민간 계약서 작성 관행에 국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명·청 시기에 이르러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는 민간 토지계약문서는 관련 절차를 밟은 후 법률의 보호를 받았다.

근대적인 토지등기제도가 확립되지 않았던 명·청 시기에는 민간의 토지계약문서가 토지의 소유권을 비롯한 다양한 권리를 증명하는 중요한 증빙 문서의 역할을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2019050101000144300004853

박경호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