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신원철

발행일 2019-05-0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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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孝' 백행의 근본·생활 지침 삼은 우리민족
가족의 근간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
어르신들 활짝 웃게 하는 것이 최고의 복지
5월 8일 하루 아닌 '365일 어버이날'이어야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
8일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정 공포한 어버이날이다. 가없는 어버이의 은혜를 기리기 위하여 정부는 1956년 어머니날을 만들었다가 추후 1973년부터 어버이날로 변경 공포했다. 요즘 우리 주변은 도덕과 윤리가 존중되던 아름다운 공동체는 사라지고 인간성 상실, 황금만능주의, 한탕주의, 환락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효(孝)를 백행의 근본으로 삼아 충(忠), 예(禮)와 함께 생활의 지침으로 삼았다. 孝가 살아야 가정이 행복하다. 孝가 살아야 사회가 안정된다. 孝가 살아야 국가가 부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버이날은 5월 8일 하루만이 아니라 365일 내내 어버이날이어야 한다.

요즘 주변에서 효자, 효녀, 효부를 찾기가 힘들다는 여론이 많다. 부모님이 나이가 연로하고 거동이 불편하면 자식들은 당연하다는 듯 양로원 또는 요양병원으로 보낸다. 옛날같이 함께 부모님을 모시면서 지극 정성으로 병간호하고 세끼 식사를 대접하면서 수발드는 자손이 점점 사라지는 풍조를 보며 그동안 우리 사회를 지탱하였던 가족의 근간이 허물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는 매년 어버이날을 맞아 효자, 효녀, 효부를 널리 발굴하여 표상으로 삼고 있다. 올해 효녀상을 수상하는 안성자(70)씨는 7남매 중 막내딸로서 인천의 최고령자이신 120세 이화례 여사를 41년 동안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살면서 효행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계신 분이다. 또 효부상을 수상하는 이소혜(33)씨는 필리핀에서 귀화한 다문화가정의 주부로서 2011년 남편과 사별한 뒤 두 자녀를 키우기도 벅찬 환경에서 고령인 시어머니의 병수발까지 들면서 밝게 살아가고 있다. 두 분 다 타인의 귀감이 되어 주위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점점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고 천륜도 마다하는 각박한 세상에 이분들의 효행을 들어보면 이밀(李密)의 진정표(陳情表)가 떠올려진다. 예로부터 출사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충신이 아니고 진정표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은 효자가 아니라고 하였다.

인천의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36만8천명으로 전체인구의 12.5%다. 그중 100세 이상 된 노인은 848명이며 110세 이상 된 어르신도 217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인이 되면 질병, 고독, 빈곤이라는 3고(苦)에 시달리며 사회적 약자로 몰리게 된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주거, 의료, 여가선용 등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할 수 있고 일하고 싶어 하는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은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필자가 다년간 노인 일자리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에서 얻은 소신이요, 철학이다.

노인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곧 모두가 어우러지는 선진도시이다. 지역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따스한 햇볕이 골고루 비추게 하는 것 그것이 시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 최고의 복지는 어르신이 활짝 웃는 사회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시가 고령자 친화기업의 일환으로 출범시켜 노인 일자리 창출의 성공 사례로 꼽혀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미추홀카페 사업을 문 닫게 한 것은 오래오래 실정(失政) 사례로 남을 것이다. 어버이날을 상징하는 꽃은 카네이션이다. 꽃말이 모정(母情)이다. 어버이가 살아있는 사람은 붉은 카네이션을 드리고 어버이가 돌아가셨으면 흰 카네이션을 영전에 모신다. 누구나 다 노인이 된다. 해마다 연례행사같이 어색하기도 한 어버이날을 맞으며 꼭 이날만 어버이의 은혜를 생각하는 날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가르쳐주신 은혜 실로 무엇에 비길 수 있겠는가?

/신원철 (사)인천연수원로모임 이사장·전 인천연수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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