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읽는 고전]불치하문: 자기보다 못한 이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철산 최정준

발행일 2019-05-0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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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공문자란 사람은 무엇 때문에 문(文)이라고 부릅니까?" 여기에서 공문자(孔文子)는 위(衛)나라의 대부 공어(孔어)의 시호(諡號)이다. 시호는 보통 그 사람이 살아있을 때의 공적이나 덕행 등을 따져서 정해지는데 문(文)이 들어간 것은 단계가 높은 시호이다. 당나라 현종이 공자의 존호를 문선왕(文宣王)으로 추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공어는 친구의 아내를 탐했다고 알려질 정도로 욕심이 많은 인물이었는데 문(文)이라는 시호를 받았기에 자공이 물은 것이다. 공자가 이에 말씀하셨다. "그는 민첩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며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를 문이라고 부른다.

여기에서 하문(下問)의 하(下)는 자기보다 못하다는 뜻이지만 구체적으로는 여러 가지 의미로 새길 수 있다. 단순히 나이가 자기보다 어린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이가 자기보다 어려도 자기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면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학식이 자기보다 못한 사람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인생의 길을 찾는데 학식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기가 배운 학식의 틀에 갇혀 그 밖의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자기보다 덕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읽을 수도 있고, 경험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읽을 수도 있다. 자기가 월등한 점을 제쳐두고 자기가 부족한 그 무엇을 상대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면 상대에게 그것을 물어보는 것이 하문(下問)이라 할 수 있다. 배움을 물음을 통해 완성되기에 학문(學問)이라 하듯이 하문을 부끄럽게 여길 일이 아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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