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오토배너호 화재' 진압 비용 받아내야

김태양

발행일 2019-05-15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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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지난해 5월 인천 내항 1부두에 정박해 있던 파나마 국적 자동차 운반선 '오토배너'호(5만2천422t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는 불을 끄기 위해 헬기 2대와 소방차 241대, 847명의 소방대원을 투입했다. 화재는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나선 지 67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장시간 이어진 화재로 인천 소방의 피해도 컸다. 진화작업에 투입된 화학차, 물탱크차, 굴절차 등 소방차량 10대가 고장 났고, 소방대원 1명이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쳤다.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자 내부에 있는 열기를 배출하기 위해 용역업체를 투입해 선체 외벽에 구멍을 뚫기도 했다. 해외국적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수억원의 행정비용이 투입된 것이다.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전문가의 유권해석 등을 통해 해외국적 선박인 오토배너호 선주 측에 화재 진압활동으로 들어간 행정비용을 청구했다. 오토배너호는 소방 역할인 '국민'의 재산 보호가 아닌 해외국적 선박이기 때문에 상법상 청구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토배너호 선주와 선체보험 변호인 측은 인천소방본부가 행정비용을 청구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어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당국이 국내에 정박 중인 해외국적 선박화재 진압과 관련해 행정비용을 청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오토배너호 화재진압 사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번 결과가 오토배너호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나라 소방당국이 처리 비용을 떠안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가름하는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만시설을 갖춘 인천지역은 매년 1만4천척의 해외국적 선박이 오가고 있다. 오토배너호 선박 화재와 같은 사고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싸움은 시작됐다. 인천 소방은 법적 다툼으로 번지더라도 선주 측으로부터 화재진압 비용을 받아낼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김태양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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