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말뿐인 '인천 대표색' 활용 정책

인천을 상징하는 색 10가지가 선정된 것은 지난해 4월의 일이다. 유정복 시장이 재임 중이던 당시 인천시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 인천을 대표하는 색상을 선정했다. 인천바다색, 인천하늘색, 정서진석양색, 소래습지안개색, 강화갯벌색, 개항장벽돌색, 문학산녹색, 참성단돌색, 팔미도등대백색, 인천미래색 등 모두 10개의 대표색이 발표됐다. 도시의 중요한 문화적 기준 하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10년 전 서울시와 5년 전 경주시가 10개 대표색과 8가지 상징색을 각각 발표한 것과 유사하다는 점, 인천을 대표한다는 색상들이 하나같이 모호하다는 점 때문에 혹평도 함께 받았다. 그럼에도 시는 곧바로 대표색을 활용하는 '색채디자인 및 컬러링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인천 대표색을 활용한 시범사업은 다행히 민선 7기에 들어서도 중단되지 않았다. 올해 1월 시는 시범사업 최종보고회를 열고 중구 만석고가와 서구 검암역 인근 고가 하부, 부평구 동소정 굴다리, 미추홀구 숭의평화시장, 남동구 인천동물원 시설물을 인천의 대표색으로 단장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허종식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앞으로 도시, 교통, 문화, 관광, 홍보,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인천색을 다양하게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최종보고회 이후 모든 공공기관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추경예산을 확보해 색채디자인사업을 확대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색채정보와 색채매뉴얼 등 시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지난 13일 경인일보가 보도한 '시청 후문 담장 인천의 인물·색 입힌다' 기사는 역설적으로 시의 인천 대표색 활용정책에 대한 의지와 역할을 재차 묻고 의심케 한다. 인천의 벽화봉사단 회원 50명이 인천시청 후문 쪽 300m 회색담장에 인천의 대표색과 대표인물을 그려 넣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인천을 대표하는 공공기관인 시청의 담장이 너무 우울한 분위기라는 회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자원봉사의 출발점이다. 시민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설 생각을 하는 동안 정작 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물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시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대표색 활용 정책을 스스로 시행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시 홈페이지에서 인천의 대표색에 대한 정보와 활용 매뉴얼을 찾기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말로 하는 건 '정치'지, 행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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