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임금 체불·자격 미달 업체 난립으로 얼룩진 '방과 후 학교'에 법적 근거 갖춰진다

김연태·신지영·배재흥 기자

입력 2019-05-16 18: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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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된 지 14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채 운영되며 만성적인 강사 임금 체불과 자격 미달 업체의 난립과 같은 부작용이 야기된 '방과 후 학교'(경인일보 3월 14일자·18일자 1면 보도)에 마침내 법 근거가 갖춰진다.

지난 2006년 교육부 총리 시절 방과 후 학교를 처음 도입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방과 후 학교 운영을 보완할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6일 대표 발의했다.

방과 후 학교는 정규 수업이 끝난 뒤 공교육 테두리 내에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06년 도입됐다. 전체 초·중·고의 절반 이상이 운영 중인 방과 후 학교는 '사교육을 잡겠다'는 본래 의도에 반해, 해를 거듭하며 쌓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과 후 학교 대행 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해 강사 임금체불, 저질교구 유통 등 교육의 질 하락은 물론 강사 임금체불과 같은 노동·인권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영업 중인 일부 위탁업체에서 300명 이상의 소속 강사에서 임금을 미지급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피해가 속출했지만, 경기도교육청과 학교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방과 후 학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 보니 일선 기관들이 섣불리 문제 해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과 후 학교는 법률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채, 교육부 고시에 의지해 시행되는 실정이다.

법률을 대신해 전국 시도교육청과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동 제작한 '방과 후 학교 운영 가이드라인'과 '방과 후 학교 운영 길라잡이'에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어 교육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초중등교육법의 신설 조항을 만들어 교육부 장관이 방과 후 학교의 과정과 내용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정하도록 했고, 교육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지역의 실정에 적합한 과정과 내용을 정하게 명시했다.

또 학교의 장은 방과 후 학교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또는 자문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자에게 방과 후 학교의 운영에 관한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자격 요건을 강화해 기준 미달의 업체가 난립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방과 후 학교의 운영을 위탁할 때에 위탁의 내용과 위탁 계약 기간, 조건 및 해지 등을 포함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된 위탁계약서를 작성토록 했다.

위탁계약 체결 이후 관리를 강화하는 실질적 조치도 담겼다. 개정안에 따르면 학교장은 방과 후 학교 운영을 위탁받은 자가 위탁계약서에 따라 방과 후 학교를 제대로 운영하는지 지도·감독해야 한다.

김 의원은 "미국 유학시절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뛰어놀고, 음악·미술 등 특기 교육을 스스로 시키는 모습을 보며 방과 후 학교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며 "교육부 총리가 된 뒤 방과 후 학교를 도입했는데 최근 수업 프로그램을 대행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강사들이 저임금·임금체불에 시달리거나 질이 떨어지는 교구 사용으로 피해를 입는 사례를 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김연태·신지영·배재흥 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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