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어린이 통학차량 참변 '비켜간 세림이법'

김태양 기자

발행일 2019-05-17 제6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발길 멈춘 시민 '오열'
16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축구클럽 승합차 교통사고가 발생한 교차로에서 한 시민이 숨진 어린이 2명을 추모하는 메모와 인형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교차로서 신호위반 아동 2명 사망
체육교실 자유업분류 사업자등록
보호자 탑승 '법' 적용대상서 제외
전문가 "시설편의 안전소홀" 지적

초등학생 2명이 생명을 잃은 축구클럽 승합차 교통사고(16일자 2판 8면 보도)는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일명 '세림이법'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 교육시설 통학차량 안전에 구멍이 뚫렸다.

지난 15일 오후 7시 58분께 연수구 송도동의 캠퍼스타운아파트 앞 사거리 교차로에서 연수구 A 축구클럽의 통학차량이 신호위반을 하면서 카니발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스타렉스 승합차에 타고 있던 B(7)군 등 2명이 숨지고 카니발 운전자 C(48·여)씨 등 6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통학차량에는 7~10살 초등생 5명과 운전자 D(24)씨가 타고 있었다.

A축구클럽은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축구를 가르치고 있다. 사고 당일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 후 차량을 타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

어린이 통학버스에는 지난 2015년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 일명 '세림이법'에 따라 운전자 외에 보호자가 탑승해 운행 중 어린이들이 좌석 안전띠를 매고 있도록 하는 등 보호 조치를 해야 한다.

세림이법의 적용대상은 어린이 통학버스다. 관련법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특수학교, 어린이집, 학원, 체육시설 등 어린이를 교육 대상으로 하는 시설에서 통학에 이용되는 차량을 어린이 통학버스로 정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축구클럽 통학차량에는 보호자가 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축구클럽과 같은 축구교실의 통학차량은 세림이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축구교실의 경우 지자체에 등록·신고해야 하는 체육시설, 교육청에 등록해야 하는 학원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무도학원업 등 정해진 업종만 체육시설 등록·신고를 할 수 있는데 그 대상에 축구는 포함돼있지 않다.

학원 등록 요건에도 체육 분야는 빠져 있다. 축구교실과 같이 체육시설 등록·신고를 할 수 없는 종목을 교실·학원 형태로 운영하면 자유업종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게 된다.

따라서 축구교실 등이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영하더라도 통학버스 신고, 안전교육, 어린이 보호를 위한 보호자 배치 등의 의무가 없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통학차량 사각지대 지적에 대해 관계기관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정관목 교수는 "법을 개정할 때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모든 시설에 관련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시설들의 편의를 봐주다 보니 지금 상황에 이른 것 같다"며 "관계기관이 협의해 어린이 안전 사각지대가 없도록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천연수경찰서는 A 축구클럽 운전자 D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에 분석을 의뢰해 과속, 어린이들의 안전띠 착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김태양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