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민 삶을 위한 지방자치 업그레이드

오병권

발행일 2019-05-20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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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지역환경 다양한 행정서비스 제공
자치단체에 국가사무·재정분권 과감 이양
주민투표·소환·조례발안등 제·개정 국회제출
'주민중심 지방자치' 실현위해 법률안 개선


오병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국장·전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오병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국장·前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경기도에서 주민과 가까이 근무하며 지역 현장을 다닐 때 늘 가졌던 의문이 있다. 과연 현재 지방자치제도가 지역의 문제를 주민의 뜻에 따라 잘 해결하도록 설계되어 있는가? 그동안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마다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조금 더 주민에게 다가가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것은 아닌지 생각된다. 더욱이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등 급변하는 지방행정 환경에 대응하고, 주민의 다양한 요구와 지역특성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여 주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자치를 통해 주민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면 먼저 지방분권이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민 근처에 있는 자치단체가 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사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국가사무의 과감한 이양이 필요할 것이다. 이때 지방분권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재원을 뒷받침할 재정분권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아울러 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의 자치역량을 높이는 것도 필수적인 과제이다. 한편, 이러한 자치분권을 통해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참여를 통해 주민이 지방자치의 주인이 되도록 제도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주민중심의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 주민주권을 획기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현재 국회에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주민참여 3법(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주민조례발안법) 제·개정안이 제출되어있다. 지방자치법은 1988년 전부개정 이후 큰 변화 없이 부분적으로만 보완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전부개정안은 '주민중심의 지방자치'를 목표로 지방자치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노력이라고 하겠다. 지금까지의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선출, 권한, 기능 등 기관 중심의 지방자치에서, 주민자치를 중심으로 하여 주민의 참여와 권리를 보장하는 지방자치로 방향을 대폭 수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지방자치법 목적조항에 대한민국이 '주민참여에 기반한 지방자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선언하고, 주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일반적 권리를 신설했다. 주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해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집행기관의 조직이나 재무 등 주요 지방자치정보를 공개하는 근거도 마련했다. 또한, 주민이 읍·면·동의 공동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마을자치가 활성화되도록, 풀뿌리 주민참여기구인 주민자치회에 관한 규정도 포함하고 있다.

지방자치에 있어서 주민참여와 주민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개정도 추진한다. 주민투표 및 주민소환의 청구요건을 완화하고 주민투표의 개표요건을 없애 결과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주민의 의사를 반드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이 지방의회에 조례안을 직접 발의할 수 있는 '주민조례발안제'를 도입하는데, 주민발의 조례안에 대해서는 1년 이내 심의·의결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번 법률안이 담고 있는 제도 개선내용은 주민중심 자치분권을 실현하기 위해 오로지 주민의 관점에서 설계한 것이다. 단순히 중앙에서 지방으로 권한이 이양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방자치의 주인공인 주민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더 많이 참여해야만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주민의 삶을 바꿀 수 있다.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과 주민참여 3법 제·개정이 우리나라 지방자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나은 주민의 삶으로 열매를 맺어 지방자치 역사의 한 획을 그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병권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국장·前 경기도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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