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오피스텔·호텔 갈등 '찜통에 갇힌 입주민'

건물내 관리주체 달라 비용다툼
'분담 요구' 호텔측 기계실 폐쇄
중앙 냉난방식 에어컨 이용못해
"여름이 코앞인데" 주민들 호소

인천의 한 복합건물에 있는 호텔과 오피스텔이 관리비용 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다 호텔 측이 기계실과 방재실을 점거하면서 오피스텔 입주민들이 에어컨을 틀지 못하고 여름을 보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중구 운서동 버터플라이시티 오피스텔에 사는 김모(72)씨는 지난 15일 오후 외출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에어컨을 틀었다. 이날 날씨가 유난히 더웠고 해 질 무렵이라서 집 안이 열기로 가득해 에어컨을 켰지만, 찬 바람이 아닌 따뜻한 바람이 나왔다.

김씨는 곧장 오피스텔 관리사무소로 내려가 항의했으나 관리사무소에서는 호텔과 오피스텔 측의 갈등으로 기계실을 출입할 수 없어 에어컨을 작동할 수 없다고 했다.



김씨는 "호텔과 오피스텔이 서로 싸운다고 해도 적어도 주민들에게는 피해 주면 안 되는 거 아니냐"며 "여름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언제까지 에어컨 없이 살아야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골든튤립호텔과 분쟁을 겪고 있는 곳은 버터플라이시티 복합건물에 있는 버터플라이시티 오피스텔이다. 호텔과 오피스텔 측은 각자 운영·관리를 담당하는 관리단이 구성돼 있다. 한 건물에 관리주체가 두 곳인 데다 최근 관리비용 문제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호텔 측에서는 자신들이 선임한 안전관리자 9명이 건물 전체를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등 비용을 오피스텔 측에서도 반씩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피스텔 측에서는 호텔 측에서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했기 때문에 소방·전기·고압가스의 안전관리자 3명에 대한 선임비용 분담 외 나머지 보조 인력에 대한 비용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오피스텔 측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사이 호텔 측은 최근 선임된 안전관리자만 오갈 수 있도록 기계실 출입문에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문을 잠갔다.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측 직원들은 기계실을 출입하지 못하면서 중앙 냉·난방을 조정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1일 오후 8시께에는 오피스텔용 에어컨 가동을 두고 기계실 앞에서 호텔 측과 오피스텔 측 관계자들이 충돌했지만, 결국 오피스텔 관계자들이 중앙 냉·난방을 조정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 주민 김용호(59)씨는 "여름에는 일 끝나고 들어가면 집 안은 말 그대로 찜통이다. 지금 상황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시간이 더 지나기 전에 에어컨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버터플라이시티 오피스텔 관리단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안전관리자 선임·인건비 등 비용은 각자의 입장 차가 있는 만큼 민사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여름철 불편을 겪지 않도록 호텔 측과 협의해 안전관리자 분담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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